광기의 리더십/ 나시르 가에미 지음/ 정주연 옮김/ 학고재 펴냄
젊은 시절 존 F. 케네디는 활기 넘치고 매력적이며 성욕 과잉인 반항아였다. 명문고에서 중간 정도의 성적에 부적응아 패거리에 속해 있던 그는 10대 시절 에디슨병과 백혈병을 앓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그가 세계적인 지도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전형적인 '기분 고조형 성격' 덕택이었다. 이런 기질은 케네디에게 사교성과 큰 야망, 넘치는 활동력을 가능케 했다. 프랭클린 D. 루스벨트도 비슷했다. 덕분에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해 개방적이고 카리스마가 넘쳤으며, 소아마비 이후 그 장애를 극복하고 인간의 고통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
대선을 코앞에 둔 중요한 시점, 사람들은 과연 훌륭한 지도자의 조건은 무엇일까를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건강한 지도자'를 꼽지만 이 책의 저자는 통념을 정면으로 뒤집으며 "광기가 좋은 결과를 낳고 정상이 골칫거리"라는 도발적인 주장을 펼친다. 위기의 시대에는 정신적으로 정상인 지도자보다 오히려 정신질환이 있는 지도자가 더 낫다고도 말한다.
저자는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케네디와 루스벨트를 비롯해 처칠, 링컨, 간디, 마틴 루터 킹 등 8명의 지도자들을 정신의학적으로 분석했다. 저자는 우울증이나 기분 장애 등의 정신질환과 위기의 시대 지도자들 사이의 네 가지 공통된 특성을 찾아냈다. 현실주의, 공감 능력, 회복력, 창의성이 바로 그것이다.
우울증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현실의 부정적인 측면을 냉철하게 간파하는 능력을 보여주며, 타고난 공감 능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조증과 울증은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지금 우리에게는 과연 어떤 지도자가 필요한가? 432쪽. 1만8천원.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구미 '탄반 집회' 뜨거운 열기…전한길 "민주당, 삼족 멸할 범죄 저질러"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
尹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임박…여의도 가득 메운 '탄핵 반대'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