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속옷은 소지섭·냉장고는 이승기… 싸이도 남자네∼

CF 남성 모델 전성시대

업체 비비안 모델로 등장한 남자배우 소지섭,
업체 비비안 모델로 등장한 남자배우 소지섭,

'여성 속옷에 소지섭, 냉장고는 이승기'.

얼짱, 몸짱 여성 탤런트'가수들의 전유물이었던 CF에도 이젠 꽃미남 또는 개성 넘치는 남성들이 등장하고 있다. 여성 속옷 모델은 항상 팔등신 미녀의 보디라인을 감상할 수 있었는데 이젠 전혀 아니올시다. 기대(?)를 하고 본 남성들은 허를 찔린다.

가전제품은 더할 나위가 없다. 엄친아 이미지의 이승기가 아삭아삭 김치를 씹으며 냉장고를 광고한다. 최근 월드스타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뜨자 이승기에 더해 싸이가 등장했다. 당대 최고의 미인으로 꼽히는 여성들이 장악했던 화장품 모델도 혁명적인 변화가 찾아왔다. 남성과 아이돌로 확대돼 성별, 나이가 파괴된 것은 물론 '덜 생긴' 외모의 화장품 모델들이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속옷 모델에 소지섭?

회사원 김구성(가명'38'대구시 중구 성내동) 씨는 올 연말 탁상용 캘린더를 선물받고 큰 실망을 했다. 선배가 선물이라며 비비안에서 만든 내년도 탁상용 달력을 줘서 펼쳤더니, 배우 소지섭이 1월부터 12월까지 도배돼 있었다. 여성 모델의 영역에 남성 모델들의 침범이 무차별적이다. '속옷까지 설마?'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기분좋게 뒤통수를 한방 얻어맞게 된다. 이유는 뭘까? 광고 전문가들과 평론가들은 단순하게 정리한다. 남성 우월주의에서 여성 상위시대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것. 구매력이 있는 20, 30대 여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남성 모델이 광고효과가 더 크기 때문이다.

◆냉장고 모델 접수한 이승기, 그리고 월드스타 싸이

한 냉장고 광고는 이렇다. 영상 속 싸이가 말춤에 지쳐 "나 이러다 말 되는 거 아니야?"라며 힘들어하자, 이승기가 등장해 김치를 먹여주며 응원한다. 이에 힘을 얻은 싸이는 이승기에게 말춤 추기를 부추기자, 이승기는 쑥스러워하며 함께 말춤을 춘다.

시대의 흐름에 맞춘 파격 광고다. 이 광고가 파격이라는 얘기가 아니라 미남 가수이자 MC 이승기, 그리고 근육보다 사상이 울퉁불퉁한 폭발적 월드 대세남 싸이가 주 구매 타깃인 여성들에게 구매욕구를 크게 자극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 감각적이고 고차원적인 광고 공략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이 보는 시각이다.

이런 인기 남성 모델들은 광고주 입장에서도 매출에 더 큰 도움이 된다. 광고 자체를 통해 큰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이런 광고 콘셉트를 더 선호하는 경향도 이런 추세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마초들에게 날아드는 슬픈 소식들

금복주는 내년부터 참소주 달력에 여성 모델을 싣지 않기로 했다. 대신 반 고흐의 그림들을 배경으로 사용한다. 한예슬'이보영'이수경'손담비'박한별'이다해 등 내로라하는 미녀 연예인들을 볼 수 있었던 지역 남성팬들은 아쉬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화장품 광고모델로도 이젠 남성이 더 대세다. 보송보송 남자 스타의 손에 화장품이 들어간 것. 과거 축구선수 안정환, 김재원, 현빈이 S사 화장품 모델로 활동했을 때만 해도 큰 충격이었는데, 이젠 화장품 광고에서 남자 스타는 필수가 됐다. 10대 여성들이 좋아하는 남성 아이돌 스타들도 속속 화장품 광고모델에 명함을 내밀고 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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