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멸종 위기 서점 살리기에 나서야

한국출판연구소의 전국 249개 시'군'구 서점 전수조사에 따르면 경북 울릉군과 영양군 등 4개 군에는 서점이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북 문경시와 칠곡'고령'성주'의성'청도'군위'봉화'영덕'예천'청송군 등 30곳은 서점이 단 한 곳뿐이었다. 문구류 판매와 겸업하지 않고, 책만 파는 서점은 1997년 5천407곳에서 지난해는 1천752곳으로 68%가 줄었다. 서점이 준 곳은 인구가 적은 군 지역뿐 아니다. 1990년대 이후 인터넷 서점의 활성화와 대형 서점의 지역 진출로 대구 도심의 제일서적, 청운서림, 학원서림 등 오래된 전통 서점이 문을 닫았다.

그러나 서점이 준 궁극적인 원인은 책을 읽지 않는 풍토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2인 이상 가구의 도서 구입비는 평균 1만 6천141원으로 2003년 조사 이후 가장 낮았다. 또한 월평균 독서량은 0.8권으로 미국 6.6권, 일본 6.1권에 비해 크게 뒤떨어진다. 전자책의 영향도 있지만, 전체적인 독서량이 줄면서 대형 서점조차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책 읽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서점은 책을 사고파는 의미를 넘어서 정보 교류와 소통의 문화 공간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이런 점에서 서점은 보호해야 할 공간이기도 하다. 특히 서점이 한 곳 이하인 전국 34개 시군 가운데 38%에 이르는 13곳이 경북에 몰려 있다. 이런 곳은 대부분 인구가 적고 노령화가 심한 농촌 지역이어서 서점의 독자 생존을 기대하기 어렵다. 농촌 지역의 서점을 살리려면 자치단체와 지역민의 노력이 함께 필요하다. 단순한 자본주의 논리를 떠나 서점이 지역의 문화 공간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또 교육청도 학생을 중심으로 책 읽기 운동을 더욱 강화해 자연스레 서점을 찾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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