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자리가 이렇게 험난합니다. 서로 가까이하기에는 너무나 아픔(?)을 주는 친구들이죠."
16일 오후 '2012 청도소싸움 왕중왕전' 제7경기 을종체급 결승전.
장내 아나운서의 구수한 해설이 경기장에 울려 퍼진다. 체중 790㎏대 육중한 두 싸움소는 양보 없는 접전으로 그 어느 때보다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이날 결승전의 주인공인 5세 '단감'(우주 김태곤'청도)은 패기로 나섰고, 7세 '강양'(우주 이진구'대구)은 노련미로 맞선 상황. 5라운드(20~25분)에 접어들며 소의 등에는 혼신을 다한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입에서 침이 흘러내리고, 가쁜 호흡으로 배는 터질 듯 실룩거린다. 싸움소의 끈질긴 투지를 유감없이 보여준 경기는 강양의 승리로 마침표를 찍었다. 강양은 청도소싸움에서 13승 무패의 신기록을 이어가며, 800만원의 우승상금을 챙겼다. 강양의 주인은 무동을 타고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2012 청도소싸움이 숱한 기록과 각본 없는 드라마를 연출하며 16일 왕중왕 결승전을 끝으로 올해 경기를 모두 마쳤다. 지난달 17일부터 체급별 토너먼트 방식으로 올해 최강 싸움소를 가린 왕중왕전은 싸움소의 기량과 투지 등 모든 것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갑'을'병종 결승 3경기는 모두 라이벌전이자, 5, 6라운드까지 가는 대접전을 펼쳐 관중을 매료시켰다.
청도공영사업공사와 한국우사회에 따르면 올해 경기 수는 889경기가 진행됐고, 우권누적매출액은 115억6천600만원을 기록했다. 특히 경기 마지막 날인 16일 일일매출 2억1천50만원으로 첫 2억원대 일일매출 돌파를 기념하는 샴페인을 터뜨렸다.
최고 단승(승리 소 적중) 배당은 3월 4일 47.3배, 최고 시단승(승리소와 시간 적중) 배당은 6월 24일 188.2배, 최고 복승(승리소 연속 적중) 배당은 10월 6일 826.4배, 최고 시복승(승리소와 시간 연속 적중) 배당은 6월 24일 1만8천950.5배로 나타났다.
2012 상금랭킹 톱3는 1위 갑종 화악산(2천700만원'우주 최재관), 2위 을종 단감(2천550만원'우주 김태곤), 3위 병종 박치기(2천390만원'우주 조장래)가 차지해 청도소싸움장에 출전하는 싸움소들이 새 수익원이 되고 있다.
이날 2달여의 휴식기에 들어간 청도소싸움장은 관람실 증축 등 공사를 마치고 내년 2월 16일 소싸움경기를 재개한다.
청도공영사업공사 박충배 사장은 "승강급제 시행, 승자승조'패자패조 경기방식, 수시 기량검증제 도입 등 경기운영의 노하우가 쌓이면서 싸움소의 승부 예측이 어렵고, 또 기술이 늘면서 증대된 관중의 흥미가 매출액 상승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밝혔다.
청도공영사업공사는 소싸움 경기가 활성화되면서 우주, 심판, 조교사, 발매원 등 소싸움 관련 종사자 250여 명의 일자리가 창출됐고, 싸움소 상금 및 수당과 함께 싸움소의 몸값이 오르면서 새 소득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경기장 주변으로 관광코스가 형성되고, 상권 활성화의 발원지로 인근의 매출신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중근 청도군수는 "청도소싸움이 경마나 경륜과는 달리 가장 한국적인 갬블경기로, 온 가족이 즐기는 레저문화로 정착되고 있다"며 "소싸움의 저변 확대를 통해 박진감 넘치는 문화콘텐츠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청도'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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