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대통령 선거가 범(汎)보수와 범진보, 양 진영이 각각 총결집한 '세(勢) 대결' 구도로 펼쳐지면서 '과반 대통령'이 탄생할 수 있을지에 기대감이 모이고 있다.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예비 후보의 사퇴로 비중 있는 제3후보가 없어 과반 득표 대통령 배출의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
과거 이승만, 박정희 후보가 과반 득표로 당선된 사례가 있지만 1987년 대통령 직선제가 부활한 이후 과반 대통령은 지금껏 한 번도 배출되지 않았다. 이는 대선이 3자 구도로 치러지거나 비중 있는 제3후보 또는 진보 정당 후보가 출현해 1'2위 표를 잠식했기 때문이다.
1987년 13대 대선에서 노태우 민주정의당 대선 후보는 김영삼'김대중 후보가 각각 28.03%, 27.04%의 득표를 하면서 역대 최소인 36.64%로 당선됐다.
1992년 14대 대선은 김영삼 민주자유당 대선 후보가 41.96%로, 33.82%를 얻은 김대중 민주당 대선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이때에는 통일국민당을 창당해 제3후보로 출마한 정주영 대선 후보가 변수로 작용했다. 정 후보는 당시 16.31%의 득표를 얻으며 과반 대통령을 저지했다.
40.27%의 득표로 김대중 국민회의 대선 후보가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 후보(38.74%)를 꺾고 대통령에 당선된 1997년 15대 대선에서는 이인제 국민신당 대선 후보가 표를 잠식했다. 이 후보는 19.2%의 득표율을 보여 변수로 작용했다.
2002년 16대 대선은 이번 대선과 가장 흡사한 양강 구도로 치러졌다. 이회창 한나라당'노무현 새천년민주당 대선 후보가 각각 보수'진보 진영을 총결집시키며 '외나무다리 결전'을 벌였다. 하지만, 결과는 노 후보가 48.91%, 이 후보가 46.58%의 박빙의 대결을 펼쳤지만 50%의 벽을 넘는 데는 실패했다. 한 여권 인사는 "당시 이회창'노무현 두 후보의 첨예한 양강 대결이 벌어지면서 과반 득표까지 점쳤지만,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가 대선을 완주하면서 3.89%를 가져가는 바람에 진보 표를 나눠 가졌다는 평가가 나왔다"고 말했다.
2007년 17대 대선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48.67%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26.14%)를 크게 따돌렸지만 역시 50% 이상 득표율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무소속으로 나선 이회창 대선 후보가 15.07%,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선 후보가 5.82% 등을 얻는 등 선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대선은 다를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박근혜'문재인 두 후보를 제외한 다른 군소후보들의 지지율이 1% 미만이어서, 지난 대선에서의 제3후보군과는 차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변수가 없어 누가 당선되든 무난히 과반 대통령이 탄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여야 관계자들은 "이번 대선에서는 일찌감치 보수'진보 진영 모두 단일 후보가 정리가 됐다. 따라서 양 진영의 후보 표를 갉아먹을 유력 후보가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과반 대통령'은 기정사실"이라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탄핵 반대, 대통령을 지키자"…거리 정치 나선 2030세대 눈길
젊은 보수들, 왜 광장으로 나섰나…전문가 분석은?
민주, '尹 40%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에 "고발 추진"
윤 대통령 지지율 40%에 "자유민주주의자의 염원" JK 김동욱 발언
"尹 영장재집행 막자" 與 의원들 새벽부터 관저 앞 집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