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년에도 저성장…경제성장률 2∼3%대

내년에도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면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3%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외 연구기관들과 은행들이 발표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살펴보면 내년에도 경제 상황이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지난달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3.0%로 전망하며 경기 부양을 위해 적극적인 재정 정책과 금리 추가 인하를 주문했다. 특히 한국개발연구원은 내년 상반기에는 유로존 위기 등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2.2%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당초 내년 경제성장률을 3.8%로 잡았다 최근 3.2%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은행은 내년에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은 완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 경제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가계 부채 등으로 제한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도 이달 13일 발표한 '2013년 경제금융전망'을 통해 내년 경제성장률을 3.2%로 예측했으며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내년에 경기 부양책을 실시할 경우 국내 경제가 3.0%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연구원은 더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다. 금융연구원은 지난달 열린 '2012년 금융 동향과 2013년 전망 세미나'에서 내년 경제성장률이 2.8%에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정부와 국내 연구기관이 발표한 전망치와 비교해 가장 낮은 수치다. 금융연구원은 대내외 불확실성과 내수부진의 영향으로 내년 성장률이 올해보다 소폭 상승하는데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부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하지 않는 삼성그룹도 내년 경제성장률을 2%대로 예상하고 사업계획을 수립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삼성경제연구소는 '2013년 한국기업의 6대 경영이슈' 보고서를 통해 "최근 저성장은 이전의 불황과는 질적'양적으로 다르다. 기업은 몸집을 줄이고 비상계획을 마련하는 등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팀장은 "유로존 위기가 실물경제로 옮겨와 세계 교역과 생산 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한국 경제 역시 활력이 저하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상당수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이 2% 중후반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유로존 재정위기가 내년에도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최근 세계 주요 투자은행 10곳이 전망한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평균치는 3.0%였다. 투자은행 가운데 노무라 2.5%, UBS 2.9%, 메릴린치 2.8%, 도이치뱅크 2.6%, BNP파리바 2.9% 등은 2%대의 경제성장률을 예상했다.

이에 비해 국제통화기금(IMF)과 국회 예산정책처, LG경제연구원, 기획재정부는 다소 희망적인 관측을 내놓았다. 국제통화기금이 3.6%, 국회 예산정책처가 3.5%의 경제성장률을 전망한 가운데 LG경제연구원은 이달 17일 발표한 '2013년 국내 경제 전망'을 통해 내년 경제성장률을 3.4%로 예상했다. LG경제연구원은 내년에 세계 교역이 점차 회복되면서 우리나라 성장률을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기획재정부는 유럽 경제위기가 잦아지면서 우리나라 수출과 내수가 살아날 것으로 보고 내년 경제성장률을 4%로 잡았다. 하지만 재정부도 경제성장률 인하 가능성은 열어 두고 있다. 다른 기관과 달리 내년 경제 상황을 지나치게 낙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최근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내년 한국 경제의 하방 위험이 크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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