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한국의 18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직후 주요 외신들은 한국 대선 결과를 속보로 비중 있게 보도하고 첫 여성 대통령의 탄생을 강조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19일 "남성 지배적 사회인 한국에서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고 전하면서, "박근혜 당선인 인기의 상당 부분은 서거한 지 33년이 지나도록 논쟁의 중심에 있는 아버지에 기인한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박 후보 당선은 한국 유권자들이 경제와 안보를 확립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강력한 카리스마를 재현해 달라는 바람을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박근혜 당선인은 저성장, 고령화, 저임금 국가들의 성장 속에서 20년 전 일본이 겪었던 것과 비슷한 경제적 도전을 극복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고 평가했다. CNN은 "예전과 달리 북풍(北風)이 대선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지난 11월 미 대선과 같이 '경제'가 유권자들의 가장 큰 이슈였다"고 전했다.
AP통신은 박 후보의 당선 확정 보도를 속보로 다루면서 전 독재자의 딸이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됐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세계에서 성별 격차가 가장 확고한 나라 중 하나인 한국에서 최장 집권한 독재자의 딸이 나라를 이끌게 됐다"고 평가했고, 영국 로이터통신 등도 "박 당선인이 30여 년 만에 청와대로 다시 돌아가게 됐다"며 "이번 대선 승리는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철권통치의 정당성을 입증하게 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과 일본 언론들은 박 당선인의 일대기와 정책 등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교도(共同) 통신은 "박 당선인이 격동의 한국 현대사에서 거듭하는 가족의 비극을 극복하고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에 올랐다"고 전했다. 이어 "일본 정부가 조기 한일정상회담 개최를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NHK방송은 "박 당선인이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를 추진한 박 전 대통령의 장녀로 모친 서거 이후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했다"며 풍부한 정치 경험을 강조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 인터넷판은 "이번 대선이 초박빙 승부였으며, 특히 세대별 쏠림 현상이 심했다"고 분석했다.
유럽 언론들도 박 당선인의 승리 소식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프랑스 일간 르 몽드는 "경제적 위기감으로 보수 정당 출신의 전 독재자 딸이 한국의 첫 여성 대통령으로 뽑혔다"고 보도했고, 영국 BBC방송 등은 "박 당선인이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경제성장률 전망과 확대된 소득격차, 일자리 문제 등의 과제를 떠안게 됐다"고 했다.
대북 정책과 관련, 외신들은 "박 당선인이 현 정부의 대북 강경 노선에서 벗어나 비교적 온건적인 정책을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북한의 비핵화 조치 등을 우선 조건으로 내세우며 미'중'일과 함께 대북 압박 조치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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