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원칙과 신뢰' 지켜온 正道 리더십…천막당사·세종시 대표적

조직 용인술 일부 한계, 불통 이미지도 극복 과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트레이드마크는 '원칙과 신뢰'다. 어떤 현안이 방사형 이해 관계로 얽혀 있을 때에도 무엇이 원칙이며 어떻게 신뢰를 얻을 수 있느냐는 논리로 풀어내 왔다. 박 후보의 '정도(正道) 정치'는 이 두 키워드를 바탕으로 한다.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이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국민적 신뢰를 잃었을 때, 당시 당 대표였던 박 당선인은 '천막당사'로 옮겨 반성과 쇄신의 진정성을 보였다. 돈 봉투 전당대회와 중앙선관위 디도스 공격 사건 등으로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졌던 지난해 말에는 위원장을 맡아 정치 쇄신 의지를 피력했다. 깨끗한 공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시스템 공천을 약속한 것도 그것이 박 당선인의 원칙이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가 세종시로의 행정수도 이전을 경제중심 도시로 수정하려 할 때 반대 의견을 분명히 밝혔고, 동남권 신공항 공약이 백지화됐을 때에도 "신공항은 필요하다"는 논리를 폈다. 약속을 어기면 국민으로부터 정치적 신뢰를 얻을 수 없다는 신념에서였다.

하지만 박 당선인의 이런 '원칙주의'는 유연성 결여와 불통(不通)의 이미지를 불러오기도 했다.

박 당선인은 어떤 사안에 대해 가장 적임자가 누구인지를 찾고, 그의 행보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준다. 2인자나 좌장을 두지 않는 '수직적 분할통치'가 그의 용인술이라 할 수 있다. 박 당선인은 아버지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이 가장 측근에게 피살당한 것을 목격해 '배신'은 용납하지 않는다. 하지만 한 번 믿은 사람은 오래도록 곁에 두고 철저히 보호하면서 스스로 신뢰를 얻는다.

박 후보는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와 실무 캠프를 꾸리면서 학연 혈연 지연을 떠나 능력 위주로 인물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면서 '신뢰 용인술'을 펴기도 했다. 하지만 박 당선인에게 직언하는 일부 친박계 인사와 소원해지면서 용인술의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국민대통합을 위해 내려놓을 것은 내려놓는 모습은 이번 대선 과정에서 두드러졌던 박 당선인의 용인술이다. 탈박(脫朴) 인사로 꼽혔지만 선대위 내 거중조정과 가교 역할을 위해 김무성 전 원내대표를 총괄선대본부장으로 영입했고, 지역과 세대를 초월해 덕망있는 인사를 영입하는데 공을 들였다. 자세를 낮춰 삼고초려하는 모습도 여러 번 비쳤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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