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국민대통합' 행보에 나선다.
유권자 절반 이상(51.55%)의 지지를 얻은 박 당선인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지지한 국민(48.02%)을 적극적으로 포용해 '갈등 치유'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100% 국민대통합'을 제1과제로 꼽고 있다는 의미다.
박 후보는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뽑아달라고 읍소하면서 '포용의 리더십'을 밝힌 바 있다. 어머니 고(故) 육영수 여사가 가졌던 국모(國母)로서의 면모를 차기 국정에 녹여내겠다는 뜻을 피력하기도 했다. 적과 동지로 양분됐던 기존의 지역주의 정치구도를 타파하고 '하나의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여성의 힘의 꼭 필요하다는 주장도 수차례 강조했다.
박 당선인은 선거과정에서 지역주의 선거구도를 해소하기 위해 호남 출신 인사를 적극적으로 영입했다.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을 설득해 새누리당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으로 임명했고, 한화갑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의 박 후보 지지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또 충청권 포용을 위해 충청의 맹주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총재의 지원도 읍소한 바 있다.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박 당선인이 이른 시일 안에 기자회견 등의 방식으로 낙선한 문 후보와 회동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선 과정에서 갈라진 우리 사회를 봉합하면서 대통합을 위해 함께 하자는 의견을 개진할 것이란 관측이다. 또 야권과의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을 불식시키도록 주요한 국정과제는 야권과 함께 논의하고, 문 후보의 주요 정책이나 공약 중 국민대통합에 꼭 필요한 부분은 차기 국정 운영에 반영할 계획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한 고위 관계자는 "박 당선인이 올해 안에 광주 5'18 국립묘지를 찾아 새 정부의 국민대통합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뜻을 밝힐 예정"이라고 전했다.
박 당선인은 박정희 정부 이후 우리나라가 산업화와 민주화 과정을 거치면서 양적으로는 성장했지만, 질적인 성숙은 부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영남과 호남의 지역 갈등, 보수와 진보의 이념 갈등, 세대와 계층 간 이념 차는 여전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갈등을 치유하지 않으면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도, 경제성장을 향해 나아갈 수도 없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박 당선인은 유세 과정에서 "나라가 갈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큰 걱정을 하고 있다"며 '국가지도자연석회의'를 제안한 바 있다. 국회의원 사퇴 직전 유신시대 긴급조치 피해자 명예회복 및 보상금 지급을 위한 긴급조치피해자보상특별법을 공동 발의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박 후보는 당선이 확정된 19일 밤 "국민이 모두 꿈을 이룰 수 있는, 작은 행복이라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는 국민행복 시대를 반드시 열겠다"고 밝혔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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