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선이 끝나자 주요 식품업체들이 줄줄이 제품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어 식탁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식품업계는 그동안 원재료 가격 상승에도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요청에 밀려 가격 인상을 망설였지만 대선이 끝나자마자 가격 인상을 선언했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이달 중순 양념류 13종, 식용유 6종, 물엿 3종 등 가공식품 22종의 공급 가격을 8~10% 올린다고 유통업체들에 공문을 보냈다. 또 대형마트 측에 두부, 콩나물 등 신선식품 25종도 가격을 약 10% 올리겠다고 통보한 뒤 상승폭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풀무원의 경우 이미 지난주부터 일부 지역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에 공급하는 두부, 콩나물, 숙주나물 가격을 7~10% 인상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풀무원은 순차적으로 전국 모든 소매점에 가격 인상을 확대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제분업계도 밀가루 가격을 인상한다. 제분업체 동아원은 21일부터 밀가루 출고가를 8.7%가량 인상키로 했고, 다른 제분업체들도 조심스레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제분업계 관계자는 "국제 곡물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을 반영하면 큰 폭의 가격 인상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서민 물가 안정을 위해 지금까지 인상을 자제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소주 가격도 오른다. 하이트진로는 22일부터 소주 출고가격을 8.19% 인상한다고 밝혔다. 참이슬과 참이슬 클래식(360㎖)의 출고가격은 병당 888.90원에서 72.80원 인상돼 961.70원으로 오른다. 소비자들이 구입할 때는 소매점에서는 100원, 음식점에서는 500원가량 오를 전망이다. 소주 가격 인상은 지난 2008년 12월 이후 4년 만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지난 7월 소주원료인 주정 가격이 5.82% 인상됐고, 2008년 12월 가격 인상 이후 원부자재 가격과 유가 상승에 따른 물류비 인상 등으로 원가 상승 요인이 누적됐다"며 "원가 절감과 내부 흡수 등을 통해 인상률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두부, 콩나물, 소주 등 서민생활과 관련이 깊은 품목들의 가격이 오르고 밀가루의 경우 빵이나 국수 등의 원료가 되기 때문에 이번 식품 가격 인상은 식탁물가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식품업계 1위 기업인 CJ가 가격을 올리면 다른 기업들도 덩달아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높아 가격 인상 도미노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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