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는 한국과 일본이 현재보다 왕래가 훨씬 많았고 관계도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이곳에도 한반도에서 건너온 사람들이 많이 살았던 것 같고요…."
후쿠이현(福井縣) 와카사정(若狹町) 역사문화과장이자 조몬박물관 부관장인 나가에 히사오(永江壽夫'53) 씨는 "이곳 와카사정에는 5, 6세기 대가야와 관련된 유물이 많이 출토되고 있다"며 "그 당시 한반도와 일본이 아주 긴밀한 관계였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했다.
그는 "대가야인들이 배를 타고 한국의 동해와 접한 와카사만을 통해 이곳으로 와 교류를 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와카사를 다스리던 왕이 대가야를 직접 방문해 현재 고분에서 출토되는 유물들을 가져왔을 수도 있다"고 했다. 와카사정은 현재 인구 1만6천 명의 작은 농촌마을인 듯하지만, 과거에는 일본 서쪽지역과 교토'오사카를 연결하는 교통의 요지였다. 그렇기에 일대에 150기의 고분이 있을 정도로 많은 문화유산을 갖고 있으며 그중에는 대가야와 연관 있는 고분이 여럿 있다.
5세기 중엽에 축조된 것으로 보이는 무카이야마(向山)고분은 횡혈식석실(橫穴式石室'돌로 쌓은 묘실)로 돼 있는데 돌을 쌓은 양식이 한반도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이 고분에서 대가야산으로 보이는 귀고리, 쇠창 등이 출토됐는데 무덤의 주인은 한반도에 건너가서 싸웠던 무장 출신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나가에 씨는 "금동(金銅)귀고리는 정교하고 세밀하게 만들어져 있는데 가야인의 뛰어난 기술력을 보여준다"며 "와카사정역사문화관에 전시돼 있는데 인기 전시품"이라고 소개했다. 쥬젠노모리(十善の森)고분에서는 대가야의 마구(馬具)들과 백제의 금동관이 함께 발굴됐는데 대가야의 마구는 고령 지산동 고분에서 출토된 것과 거의 같다고 했다.
그는 "가야인, 백제인들이 일방적으로 일본에 선진문물을 전해줬을 것이라는 한국학자들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양국 간에 활발하게 교류가 이뤄졌다는 것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면서 "오늘날에도 과거처럼 서로의 장점을 배울 수 있는 교류 관계를 복원하면 서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나가에 씨는 "예전 이곳 와카사정은 바닷가의 고등어를 등짐으로 교토까지 운반하던 고등어길(鯖街道)의 출발지였다. 한국에도 영덕~안동 구간의 고등어길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일 간에 공동 행사를 열면 더욱 좋을 것 같다"며 자치단체 간 교류를 제안하기도 했다.
박병선기자 l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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