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11일, 인도 전통악기 시타르(Sitar)의 신으로 불리는 라비 샹카(Ravi shangkar)가 미국의 샌디에이고의 한 병원에서 향년 92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인도 음악에 클래식과 재즈, 그리고 록을 접목시키며 인도의 음악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린 그는 생전에 "인도의 음악(동양음악)을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는 자신의 소망을 실현한 셈이다. 인도 사람들이 생의 마지막을 함께 하고 싶어하는 도시 바라나시(Varanasi)에서 카스트 최고 계급인 브라만으로 예술가의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10대를 프랑스의 파리에서 보낸 후 인도로 돌아와 시타르를 연주하며 전통음악가의 길을 걸었다.
현악기인 시타르는 13세기 기존의 인도 전통악기인 비나(veena)와 페르시아의 유사 악기인 세타르(setar)를 개량한 것으로 인도 전통음악에서는 아주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1950년대 중반부터 그는 긴 목의 호리병을 닮은 몸통에 6개의 현과 25개의 공명현이 달린 시타르를 들고 미국과 유럽에서 공연하며 명성을 얻었다. 샹카는 미국의 바이올리니스트 예후디 메뉴인, 미국의 재즈 색소포니스트 존 콜트레인과 협연하며 시타르 연주를 세계적인 음악의 반열에 올려놓았으며 1960년대 히피 음악의 상징인 세계적인 록페스티벌, '우드스탁(woodstock)'에서 공연했고 영국의 전설적인 록밴드 비틀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비틀스의 기타를 맡은 조지 해리슨에게 시타르를 가르치기도 한 그는 청중에게 가장 좋은 소리를 들려주고자 조율에만 2시간가량 공을 들이고 영혼의 자유로움을 추구하여 악보 없이 10시간을 연주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대중의 관심을 끈 것은 '그래미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미국의 팝 재즈 가수 노라 존스(Norah Jones)가 혼외정사로 낳은 그의 딸이라는 사실 때문이었다. 샹카의 오랜 연인이었던 콘서트 프로모터 수 존스와의 사이서 태어났지만, 노라 존스(어머니의 성을 따랐다.)는 10살 때까지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르다가 열여섯 살이 되어서야 비로소 처음으로 아버지 샹카를 만난다. 하지만, 그녀는 가수가 되고 나서도 오랫동안 아버지의 존재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그것은 아마도 일찍부터 홀로 된 어머니에 대한 연민 때문이었을 것이다.
서른이 되기 전, 그녀의 목소리를 두고 평론가들이 오랜 연륜이 쌓인 여인의 목소리라고 평했을 때, 어쩌면 그녀는 자신의 재능이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라는 평가를 부담스러워했는지도 모른다.
아버지의 부음을 접하고 그녀는 자신의 트위터에 "My Dad's music touched millions of people. He will be greatly missed by me and music lovers everywhere"라는 짧은 글을 남겼다. 샹카는 자신을 "월드뮤직의 대부"라 칭송한 조지 해리슨의 말보다도 "그의 천재성과 인간성은 오직 모차르트하고만 비교할 수 있을 것"이라 평가한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예후디 메뉴인의 말보다도 딸의 조사가 가장 가슴 저리지 않았을까? 아버지 얘기를 꺼내는 것을 극도로 꺼려온 그녀가 이제 겨우 그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제 라비 샹카는 "인도의 보물이자 인도의 유산을 세계에 알린 문화대사였다"라는 만모한 싱 인도 총리의 추도를 뒤로하고 세상을 떠났다. 음악의 신이기 이전에 아버지인 그가 오랫동안 이름을 불러보지 못한 딸의 노래를 들었을 때 느낌은 어떤 것이었을까? 깊은 밤, 그녀는 당신이 떠난 이유가 무엇인지를 묻는다.
/I waited 'til I saw the sun/I don't know why I didn't come/I left you by the house of fun/I don't know why/I didn't come/I don't know why/I didn't come/동이 틀 때까지 전 기다렸어요/왜 내가 당신에게 가지 않았는지 나도 모르겠어요/즐겁던 추억이 있는 집을 남겨 두고 떠나 버렸죠/왜 내가 가지 않았는지 나도 모르겠어요/왜 내가 가지 않았는지 나도 모르겠어요. (노라 존스 don't know why 가사 일부)
전태흥 미래티앤씨 대표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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