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제목인 '레미제라블'은 '불쌍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프랑스의 사회적 격변기를 온몸으로 겪은 불쌍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굶주린 조카들을 위해 빵 한 조각을 훔치려다 19년간을 감옥에서 보낸 장발장, 어린 딸을 위해 몸을 팔다 죽어간 팡틴, 사악한 양부모 밑에서 학대받는 어린 코제트, 그리고 냉혹한 자베르 경감과 사기꾼 테나르디에 부부. 이들은 모두 '불쌍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비참하게 살지만 절망하지는 않는다. 그들에게 살아갈 용기를 주는 것은 바로 사랑과 희망이었다.
빅토르 위고는 레미제라블에서 도둑인 장발장과 자베르 경감이라는 서로 다른 두 명의 인물을 대조시킨다. 장발장은 도둑이다. 장발장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생존이었으며, 도덕이나 체면, 감정은 그에게 사치였다. 허기를 채우기 위해 빵을 훔치고, 자신에게 사랑을 베풀어준 주교를 폭행하고 은그릇과 은수저를 훔쳐 달아난다. 그러나 장발장은 주교의 따뜻한 사랑에 감동받아 새사람이 되어 완전히 다른 삶을 산다. 게다가 자신을 다시 감옥으로 보내기 위해 평생을 따라다니는 자베르 형사에게 복수할 기회가 주어졌지만, 그는 복수하지 않고 그를 풀어준다.
자베르는 법과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는 사람이다. 창녀였던 어머니와 도둑이었던 아버지에 대한 원망 때문에 자베르는 더욱더 무자비한 냉혈한이 된다. 자베르는 법과 도덕을 철저하게 지키며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경멸한다. 그리고 평생 비정한 삶을 살아가지만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하면서 장발장은 자유를 얻는다.
이 작품은 1998년 개봉된 영화로 빌 어거스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빌 어거스트 감독은 1998년 '정복자 펠레'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했으며, 1992년 '최선의 의도'로 두 번째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거머쥐며 세계적인 명감독의 입지를 확실히 굳혔다. 러닝타임 160분.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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