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성탄절을 전후해서 박근혜 제18대 대통령 당선인의 인수위가 확정될 전망이다. 제13대 노태우 대통령의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가 그 시발인 역대 인수위는 지금까지 그리 후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 당선인이 점령군의 인상을 풍긴다 하여 명칭에 대해 약간 거부감을 갖는 것으로 알려진 인수위가 제17대 이명박 정부로 수명을 다하고, 노태우 시절처럼 대통령 취준위(취임준비위원회)로 바뀔지 다른 간판을 달지는 중요하지 않다.
명패가 어떻게 바뀌든 상관없지만, 박근혜 당선인의 국정 플랜을 담아낼 인수위가 국민을 향한 첫 선물이 되어야 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5'16으로 정권을 잡은 지 사반세기여 만인 1987년 서울의 봄으로 민주화를 이룬 지 사반세기 만인 2012년에 차기 대통령으로 국민의 선택을 받는 보수진영 박근혜 당선인의 어깨에 앞으로 나라의 명운이 걸려 있다.
종전 후 지난 반세기 동안 5060을 포함한 중노년층이 이룬 한강의 기적에 대한 보답도, 풍요롭게 사랑받고 자랐지만, 대학문을 나서자마자 취업'결혼'출산을 포기하는 삼포세대가 되어버리는 2030 에코세대의 캄캄한 앞날에 희망의 등불을 켜는 것도 다 박근혜 당선인의 역량에 달려 있다. 사람은 이름 따라 산다는데, 과연 무궁화동산에 골고루 은혜의 빗물을 내려주는 박근혜(朴槿惠) 대통령이 될 것인지의 싹수는 인수위의 면모를 보면 알 수 있다.
꼭 사반세기 전인 1987년 민주화 물결 이후 보수진영은 내내 위축된 상태를 면치 못하였다. 눈물 나는 희생을 통해 주린 배를 거머쥐고 잘살게 되었다지만, 산업화가 낳은 각종 부산물인 독재 정경유착 재벌특혜 지역갈등 양극화 등의 청산은 진보의 과제였고, 최근에는 IMF 환란과 차떼기 부정까지 저질러 보수는 주눅 들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선에서 유권자들은 '사람이 먼저다'를 외치는 진보진영의 후보 대신 과거사에 용서를 구하며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고 외친 보수진영의 박근혜 후보를 택했다. 이런 시대정신을 곧 출범할 박근혜 인수위가 구현해내야 할 과제이다. 박근혜 당선인에게 드골 대통령의 사례를 권한다.
1960년대 프랑스는 만성적인 자원빈국의 악순환에 시달렸다. 이때 드골은 결단을 내렸다. 내로라하는 경제통들을 모아 진단한 결과 프랑스를 살리는 길은 에너지와 수송 분야에서 종주국이 되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이후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테제베와 항공기 원자력 기술을 갖추게 됐다. 이런 미래지향적인 국가정책을 바탕으로 프랑스는 85년 이후 불과 5년 만에 국민 소득 2만달러 고지를 돌파했고, 지금도 첨단기술국의 지위를 누리고 있다.
곧 선보일 박근혜 당선인의 인수위도 대통합과 화해는 물론 나라의 미래를 희망적으로 살려줄 정책을 구현할 수 있는 인재들로 구성되기를 기대한다.
최미화 논설위원 magohalmi@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