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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금요일에 과학터치'] 전기뱀장어를 통해 들여다본 뇌 신호 전달

몸에서 전기를 만들어내는 전기뱀장어. 한림대 의과대학 해부신경생물학교실 제공
몸에서 전기를 만들어내는 전기뱀장어. 한림대 의과대학 해부신경생물학교실 제공

우리의 뇌에서 정상적'비정상적 전기적 신호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우리 몸에서 전기적 신호는 팔과 다리의 운동, 보기, 듣기 등 다양한 신체 활동을 조절하는 가장 기본적인 신호전달 방법이다. 특히 뇌는 수많은 신경세포와 신경아교세포로 이뤄져 있는데 이들 세포는 작은 발전기로서 전기(활동전위)를 이용해 기억의 생성, 소멸, 신호 전달 등과 같은 뇌 고유의 기능을 담당한다.

그러나 이들 세포들에서 발전 기능이 저하되거나 과도하게 되면 치매, 외상 후 스트레스성 장애, 파킨슨병, 뇌전증(간질)과 같은 다양한 뇌질환을 유발하게 된다. 따라서 뇌에서 전기 발생의 조절 방법에 대한 이해는 아직까지도 불명확한 기억 생성 기전뿐만 아니라 다양한 뇌질환의 발병 기전을 이해하고 이를 통한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필수적이다.

한림대 의과대학 해부신경생물학교실 강태천 교수 연구팀은 1999년부터 뇌전증 발생과 기억 형성 기전에 대한 연구를 수행, 250여 편의 논문을 국제학술지에 발표해왔다. 2012년부터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중견연구자 연구지원 사업을 통해 'P2X7 receptor'PANX'ADF-cofilin 상호 작용에 의한 새로운 중추신경계 세포 사멸 및 혈관 투과성 조절 기전'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강태천 교수 연구팀은 또 뇌전증 발생과 기억 형성 과정에 관여하는 물질들의 새로운 기능 및 상호작용을 연구해 새로운 개념의 신경세포 사멸 기전을 밝히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번 강연에서는 전기뱀장어를 예로 들어 우리 뇌가 전기를 발생시키는 원리를 설명한다. 전기뱀장어가 전기를 만드는 원리가 우리 뇌의 전기 발생 원리와 같기 때문.

몸 길이가 2m 내외인 전기뱀장어는 남아메리카의 아마존강 등에 분포하는데 몸에서 650∼850볼트의 전기를 발생시킨다. 전기뱀장어는 몸 양쪽에 있는 세 쌍의 발전기관에서 전기를 발생시키는데 각 발전기관은 근육세포가 변해 만들어진 전극판이 몇 천 개 모인 것이다. 가장 큰 발전기관 한 쌍의 길이는 몸길이와 비슷하다. 동물을 감전사시키거나 기절시킬 정도지만 전기뱀장어가 방전을 거듭할수록 전압은 점점 떨어진다.

뇌에서는 전기전 신호의 종류에 따라 가지돌가시의 크기가 변해 기억을 만들거나 지우게 된다. 이 과정은 'F-actin'이라는 세포 내 미세섬유의 중합 또는 분해에 의해 조절된다. 그러나 'F-actin'의 분해 과정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불분명하다. 이번에는 'F-actin'을 분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pyridoxal-5-phosphate phosphatase'chronophin'의 과발현을 통한 가지돌기가시의 크기 변화와 장기 강화 또는 장기 억제와 같은 기억 조절 기전과의 연관성에 대해 알아볼 예정이다.

최근 강태천 교수 연구팀은 'F-actin'이 뇌 속 혈관 투과성을 조절하는 데 관여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또 염증 반응에 의한 'F-actin' 분해 증가는 'F-actin'과 결합하는 다양한 단백질의 기능을 억제해 뇌 속 혈관 투과성을 증가시킴으로써 신경세포에서 전기적 신호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게 만든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것은 'F-actin'이 뇌전증 발병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강연에서는 뇌에서 정상적'비정상적 전기적 신호의 역할과 이와 연관된 다양한 현상의 조절 기전에 대해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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