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북부지역에서 우수한 진학 성과를 거둔 고교들이 잇따라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대학 입시 수시모집에서 서울대와 경희대, 한국외국어대 등 수도권 상위 대학에 8명의 합격생을 배출한 영양의 영양여고와 영주 대영고가 그 곳. 열악한 교육 환경을 딛고 이뤄낸 성과여서 더욱 돋보인다.
영양여고는 한때 우수한 진학 성과로 주목받다 내리막길을 걸었으나 이번에 다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공부를 스스로 좋아하도록 만들어 사교육을 받을 필요가 없도록 한 것이 영양여고가 밝힌 비결. 이곳 박소영 양은 서울대와 카이스트'포스텍에 동시에 합격했고 김지수, 송경희 양도 서울대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영양은 경북에서도 외진 곳으로 꼽혀 학원 수강, 개인 과외 등 사교육 혜택을 받기 힘든 곳이다. 이 때문에 영양여고는 올해 1월부터 '모든 교육은 학교 안에서'라는 슬로건을 걸고 ▷국어'영어'수학 방과후과정 ▷신입생 선학습 과정 ▷인성'상담'진학상담 담임, 부담임 교사 배정 ▷운동'음악'문화 등 동아리활동 활성화 등 '공교육 특성화 프로그램'을 구축, 운영했다. 특히 주요과목 방과후과정은 재학생들의 수업 능력을 구분, 단계적으로 교육해 사교육비 절감과 기초학력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서울대 합격생 박소영 양은 "시골 고교생들은 사교육의 혜택을 받는 도시 고교생들에 비해 공'사교육 혜택이 적고, 기초학력 수준이나 대학입시 준비 과정에서도 큰 격차가 난다"며 "학교에서 대학입시에 필요한 공교육을 전적으로 지원해 줘 고3 학생들이 전략적으로 대입을 준비할 수 있었다"고 했다.
학습에만 치중하지 않고 학생들의 특기를 살리기 위해 애쓴 것도 좋은 결과를 낳은 전략 중 하나. 동아리활동을 활발히 한 학생들이 입학사정관 전형 등 이번 수시모집에서 합격의 기쁨을 누렸다.
영양여고 오운석 교장은 이번 성과가 학교 내 교육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해 이뤄낸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크다고 했다. 오 교장은 "산골 학교라는 지리적 약점 탓에 우수한 신입생 모집, 우수 대학 진학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좋은 성과를 거둬 기쁘다"며 "앞으로 학년별, 학생별로 맞춤형 교육을 제공해 사교육 없이 대학입시를 준비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
영주 대영고도 이재승, 강규, 강민구 군 등 3명의 서울대 합격생을 냈다.
올해 개교 30주년을 맞은 대영고는 3학년이 4학급 120명에 불과할 정도로 소규모 학교지만 꾸준한 진학 성과로 빛을 발하고 있다. 그동안 서울대에 140명이 진학한 것을 비롯해 연세대에 105명, 경찰대에 15명, 포스텍에 10명을 진학시켰다.
대영고를 운영하는 대영교육재단 권무탁 이사장은 "열악한 교육 환경 속에서도 훌륭한 인재를 키우겠다는 교사들의 신념과 '하면 된다'는 학생들의 노력이 빛을 발했다"며 "학생과 교사들이 보다 좋은 여건에서 생활 할 수 있도록 우수한 교육 환경을 만드는 데 힘을 쏟겠다"고 했다.
영주'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영양'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구미 '탄반 집회' 뜨거운 열기…전한길 "민주당, 삼족 멸할 범죄 저질러"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
尹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임박…여의도 가득 메운 '탄핵 반대'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