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극장 앞 횡단보도 설치가 또 미뤄졌다. 인접한 지하상가와 연결되는 에스컬레이터 설계 변경이 그 이유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4년 이상 끌어온 횡단보도 설치에 대구시가 강한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급기야 시민단체들은 24일 횡단보도 긋기 퍼포먼스를 벌이며 조속한 횡단보도 설치를 촉구하고 나섰다.
대구시는 2개월 전인 올 10월 24일 대구 중구 한일극장 앞과 대구시민회관 지하상가 앞에 횡단보도를 설치하겠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한일극장 앞 국채보상로에는 올해 안으로, 대구시민회관 앞 태평로에는 내년 1월까지 횡단보도를 설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특히 한일극장 앞의 경우 12월 말 횡단보도를 먼저 설치해 이동권부터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구시의 공언과 달리 대구시민회관 앞 태평로에는 24일 횡단보도가 설치됐고, 한일극장 앞 국채보상로 횡단보도 설치는 또 미뤄졌다.
한일극장 앞 횡단보도 설치를 확언했던 올 10월 대구시 교통국은 "한일극장 앞 횡단보도 설치 결정과 관련해 지하상가 상권 침체가 우려되는 대현프리몰 지하상가에 240㎡ 규모의 뮤지컬 광장 설치와 에스컬레이터 2대 설치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총 사업비 34억원이 드는 이 사업의 설계가 이달 초순쯤 나오기로 돼 있었지만 올해를 넘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사업 준공도 내년 3월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 교통국 관계자는 "원래 계획했던 것과 실제 설계 사이에 차이가 있어 대현프리몰 지하상인들과 조율하고 있다. 횡단보도 설치는 확실하지만 예상보다 조금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시민단체들이 반발하는 것은 이 때문. 대구시가 2008년 이후 횡단보도 설치 문제가 불거져 나올 때마다 횡단보도 설치를 약속했지만 번번이 허사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특히 시민단체들이 들끓는 것은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전에 횡단보도를 긋겠다고 해놓고도 유야무야된 기억이 생생하기 때문이다.
육성완 대구장애인연맹 대표는 "한일극장 앞 횡단보도 설치가 주목받은 이유는 대구시가 4년 이상 '뜨거운 감자'라며 손대지 못했던 숙제였기 때문"이라며 "이제는 사업비까지 확보해놓고도 차일피일 횡단보도 설치를 미루는 것은 의지박약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비난의 강도를 높였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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