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당선 이후 처음으로 꺼낸 인사 카드에서 '친박'영남'은 없었다. 새누리당 당직자들도 몰랐을 정도로 의외의 카드였고, 철통보안 속의 깜짝 발표였다.
박 당선인은 24일 당선인을 보필하고 의중을 전할 비서실장에 재선의 유일호 의원을, 수석대변인에는 기자 출신 윤창준 '칼럼세상' 대표를 각각 임명했다. 또 남녀 대변인에는 박선규 전 선대위 대변인과 조윤선 당 대변인이 각각 선임됐다.
당내에서는 유 비서실장과 윤 수석대변인의 발탁에 깜짝 놀라는 눈치다. 측근들은 "박 당선인이 비서실장만큼은 그동안 손발을 맞춰왔던 인물 중에 고를 것"이란 전망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유 비서실장은 친박 인사로 분류돼 있지도, 그동안 언론에 한 번도 거론되지 않은 의외의 인물이란 평가다. 윤 수석대변인도 마찬가지다. 언론인 출신인 윤 수석대변인은 그동안 칼럼 등을 통해 보수층에게선 나름 지명도가 있었지만 당선인 대변인 후보군에는 한 번도 이름을 올린 적이 없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한 당직자는 "두 사람의 면면을 살펴보면 박 당선인이 그동안 비판을 받았던 측근을 배제하고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국정에 참여할 수 있는 문호를 넓혀 주겠다는 의중을 읽을 수 있다"며 "아마도 '새 술은 새 부대에 담겠다'는 당선인의 뜻이 앞으로 이어질 대통령직 인수위 구성에도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 비서실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펜실베이니아대 경제학 박사 출신이고, 윤 수석대변인은 30년 이상 언론계에 몸담아온 언론인이다.
이날 발표한 박 당선인의 첫 인사를 두고 당내에서는 깜짝 발표라는 얘기도 많이 나온다. 그만큼 갑자기 발표한 것이다. 당 대변인실에서 이날 오후 5시 45분쯤 '이정현 최고위원 기자 브리핑'이라는 공지를 기자들에게 보낸 직후인, 오후 6시쯤 이 최고위원이 브리핑실에 나타나 인선자들의 이름과 현 직책만 들어간, 딱 한 문장 짜리 발표를 했다. 이 최고위원도 "나도 5시 40분에 전화로 이 내용을 전달받고 '발표하라'는 얘기만 들었을 뿐 나머지는 모른다"고 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번 당선인의 첫 인사를 두고 여러 가지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대통령직 인수위 구성에 척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핵심 실세 의원이 아니라 중립 성향의 쇄신파를 기용했다는 것은 인수위의 성격이 정권의 원활한 인수인계를 위한 실무적 기능에 국한되는 '낮은 인수위'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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