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5일 제49회 무역의 날 행사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한국무역협회 주최로 성대하게 치러졌다. 과거 1964년 1억달러 수출을 기념해 11월 30일 거행돼 오던 무역의 날 기념식이 2011년 무역 1조달러 달성을 계기로 올해부터 12월 5일로 변경돼 무역인의 축제로 치러지게 됐다.
최근 어려운 국제 무역환경 속에서도 우리나라 무역은 작년 세계에서 9번째로 1조달러 클럽에 가입했고 올해에도 2년 연속으로 1조달러 무역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여 수출 규모 세계 7위, 무역 규모 8위의 무역 강국임을 전 세계에 과시했다. 이제 우리나라의 수출액은 금년 9월 기준으로 6위인 프랑스와 153억달러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머지않아 프랑스도 추월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의 재정위기 이후 글로벌 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수출이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인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그것은 우리 수출기업들의 지속적인 품질 개선과 원가 절감, 신제품 개발, 적극적인 해외 마케팅을 통한 시장 확대, 정부와 지원기관들의 다양한 중소 수출기업 지원 정책에 힘입은 바가 클 것이다. 또 생산 현장에서 수고하는 모든 근로자들의 땀과 노력의 결과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러한 노력 외에 한 가지 더 지적하고 싶은 것은 우리 정부가 그동안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동시다발적 FTA 체결전략이 서서히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2003년 한'칠레 FTA를 시작으로 금년 11월 말 현재까지 8개 협정, 45개국과의 FTA가 발효 중에 있고, 터키 및 콜롬비아와의 협정은 이미 협상 타결돼 발효를 기다리고 있다. 또 한'중 FTA, 한'캐나다 FTA 등 8개 협상은 진행 중이며, 협상이 준비 중이거나 공동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것도 한'중'일 FTA, 한'이스라엘 FTA 등 7개가 있다. 작년 7월 1일부터 발효된 한'EU FTA는 처음으로 발효된 거대 경제권과의 협정이었으며 아울러 금년 3월 15일부터는 한'미 FTA도 발효됐다. 최근의 지역별 수출동향을 보면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수요가 위축된 EU와 인도 등을 제외한 미국, EFTA, ASEAN 등 주요 FTA 발효국으로의 우리나라 수출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한국무역협회가 분석한 금년도 우리나라 수출 동향을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유럽 재정위기로 인해 EU지역으로의 수출은 금년 10월 말 기준으로 약 11.5% 감소했고 중국, 중남미, 일본 등으로의 수출도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한'EU FTA가 발효된 후 지난 1년간 관세인하 및 철폐 수혜품목에 대한 EU의 대한국 수입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EU가 우리나라에 대해 관세를 인하, 철폐한 품목들의 여타 경쟁국(일본, 중국, 대만 등)으로부터의 수요는 감소했음에도 대한국 수입은 18.4% 증가한 것이다. 이는 EU의 수입 수요 감소에도 한'EU FTA가 우리 수출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앞으로도 우리 정부는 FTA 미체결 국가들과의 협상을 계속 진행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 일본 등 인근 국가들과의 FTA는 체결되기까지 많은 논란과 국내적인 갈등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WTO를 중심으로 한 다자간 무역자유화 협상진전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FTA를 통해 경제영토를 계속 확대하고 수출 시장을 넓혀 나가야 한다. 전국적으로 수출이 감소세를 보인 가운데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여 온 대구경북 지역의 수출이 내년에도 계속 증가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중소 수출기업들이 이미 발효된 FTA에 대해 관심을 갖고 FTA 협정하에서 개별 기업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 FTA가 제공하는 경제적 혜택을 최대한 누릴 수 있도록 활용도를 제고하는 것이 시급하다. 무역협회를 포함한 경제단체, 지원기관 및 정부의 관련 부처들은 내수기업의 수출기업화를 통한 수출 저변 확대와 아울러 지역의 중소기업들이 FTA를 좀 더 정확하게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홍보와 교육, 원산지 관리 등 활용시스템 구축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동복/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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