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TIME과 NEWSWEEK

1970'80년대 대학가에서 반쯤 접은 영문 시사 주간지 타임이나 뉴스위크를 책갈피에 끼우거나 뒷주머니에 꽂아 다니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멋으로 들고 다니는 경우도 많았지만 별다른 수단을 갖지 못했던 시절, 영문 잡지는 영어 공부의 길잡이 역할도 했다.

타임과 뉴스위크는 쌍벽을 이뤘다. 창간은 타임이 빨랐다. 타임은 1923년 3월 3일 미국 최초의 주간지로 창간호를 냈다. 뉴스위크는 이보다 10년 늦은 1933년 2월 17일 타임지의 외신 편집장을 지냈던 토머스 마틴이 타임과의 차별화를 선언하며 첫 호를 냈다.

타임이 주로 무거운 정치 이슈를 많이 다루면서도 재미를 추구했다면 뉴스위크는 비교적 쉽고 간결한 문장으로 시사나 경제 문제를 풀어나갔다. 타임은 미국을 비롯한 세계시장에서 뉴스위크에 밀리지 않았지만 유독 한국시장에서는 때때로 뉴스위크가 앞서는 일도 있었다. 두 잡지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돋보이는 분석 기사로 독자들의 마음을 잡았다.

모바일 시대의 도래를 두 잡지 모두 피해 가지 못했다. 주간 단위의 뉴스 공급 패턴이 독자들의 욕구에 부응하기는 어렵게 됐다.

2007년부터 뉴스위크의 수익은 급속히 떨어졌다. 3년간 수익 감소가 38%에 이르렀다. 애플이 아이폰을 처음 내놓은 것이 2007년이다. 뉴스위크를 경영하던 워싱턴 포스트는 적자가 누적되자 2010년 당시 92세의 오디오 장비 업체 경영자 시드니 하먼에게 단돈 1달러에 뉴스위크를 팔아치웠다. 80년 역사를 가진 뉴스위크로서는 치욕에 가까운 일이었다. 이마저 뉴스위크를 인수했던 하먼이 지난해 세상을 뜨자 달라졌다. 젊은 상속인들이 더 이상 잡지에 투자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뉴스위크가 이번 주 마지막 인쇄판을 냈다. 한 해 4천만 달러의 적자를 더 이상 견딜 재간이 없었던 모양이다. 뉴스위크는 내년부터는 '뉴스위크 글로벌'이라는 인터넷 전문 매체로 변신한다.

뉴스위크 마지막 인쇄판에는 뉴욕 맨해튼의 옛 뉴스위크 사무실 건물을 배경으로 한 흑백사진이 실렸다. 여기에는 '마지막 인쇄판'(LAST PRINT ISSUE)이란 제목만이 붉은 글씨로 선명하다. 타임은 아직 건재하다고 한다. 하지만 발행 부수 감소 속도는 가파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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