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허허벌판 3층 건물만 우뚝… 대구 혁신도시 첫 입주 중앙신체검사소

주변 식당·슈퍼 한 곳 없어, 식사 땐 안심역까지 '외출'

이달 21일 대구 동구 신서혁신도시에 첫 입주해 업무를 시작한 병무청 중앙신체검사소 직원들이 식당 등 기반시설이 아직 갖춰지지 않아 불편을 겪고 있다.
이달 21일 대구 동구 신서혁신도시에 첫 입주해 업무를 시작한 병무청 중앙신체검사소 직원들이 식당 등 기반시설이 아직 갖춰지지 않아 불편을 겪고 있다.

24일 오후 대구 동구 동내동 병무청 중앙신체검사소. 대구도시철도 1호선 안심역에서 내려 10여 분을 대구 신서혁신도시 쪽으로 걸어 들어가자 허허벌판에 우뚝 선 중앙신체검사소(3층 건물)가 보였다. 건물 바로 옆에는 내년 12월에 들어설 6층 건물의 대구경북병무청 건설 공사가 한창이었다. 주변에는 2014년까지 차례대로 들어설 공공기관들의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중앙신체검사소 안에는 아직 설치되지 않은 의료기기들이 곳곳에 널려 있었다. 이달 21일부터 부지런히 이삿짐을 푼 중앙신체검사소 직원들은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분주히 첫 업무를 시작하고 있었다.

중앙신체검사소는 대구 신서혁신도시로 이전하는 11개 공공기관 중 첫 입주 신호탄을 쏜 기관이다. 현재 11개 공공기관 중 청사 착공에 들어간 공공기관은 7개 기관이며, 입주를 시작한 것은 중앙신체검사소가 유일하다. 내년 10월 한국감정원이 들어서기 전까지 중앙신체검사소 홀로 혁신도시 부지를 지키게 된 것.

중앙신체검사소는 지방병무청에서 징병검사 실시 결과 신체등위 5'6급 면제대상자나 정밀검사가 필요한 자에 대해 최종 판정하는 기관이다. 첫 검사가 시작되는 내년 2월 18일부터 전국에서 매일 100여 명의 신체검사대상자가 대구의 새 청사를 방문하게 된다.

직원들은 대구 신서혁신도시 첫 테이프를 끊었다는 영광보다는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고 이구동성으로 얘기했다. 구내식당이 들어설 병무청 청사가 아직 완공되지 않아 식사를 하려면 인근 상가를 활용해야 한다. 하지만 주변에 슈퍼마켓, 식당이 없어 식사를 하려면 안심역 주변까지 나가야 하는 형편이다.

가장 큰 불편은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것. 중앙신체검사소 직원은 모두 55명. 이 중 내년 2월부터 새 청사에서 근무를 시작하는 징병검사의사 23명을 제외한 32명은 이달부터 행정업무를 시작했다. 이 중 25명이 대구에 연고를 두고 있지 않아 주택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내년 12월에야 신서혁신도시에 아파트가 들어서게 돼 직원들은 당분간 인근 원룸에 거주지를 마련해야 한다. 중앙신체검사소 한 관계자는 "안심역 근처 고시텔에서 혼자 머물고 있다"며 "직원 대부분이 가족과 떨어져 홀로 대구로 온 사람들인데 주변에 대형 주택은 많지만 소형 주택은 구하기 어려워 한동안 애를 먹었다"고 했다.

대구 시내에서 출퇴근하는 직원들도 속앓이를 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달 완공이 예정됐던 율하역 진입도로 건설이 내년 3월로 미뤄져 자동차로 출근하는 데만 1시간이 걸린다. 이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직원들이 상당수지만 가까운 안심역에서 내려 새 청사로 걸어 들어오는 길 역시 쉽지 않다. 역에서 내려 새 청사까지 10여 분을 걸어 들어와야 하지만 도로 정비가 아직 완전치 않은데다 공사 차량이 수시로 드나드는 통에 소음과 먼지가 끊이지 않는다. 청사 인근 도로에 설치된 가로등도 작동되지 않아 저녁 퇴근길이 위험해 보였다.

기관을 알리기 위한 홍보도 골칫거리다. 내년 2월부터 전국에서 매일 100여 명의 신체검사대상자가 대구의 새 청사를 방문하게 되지만 중앙신체검사소가 병무청 소속 기관인 탓에 대구 중구에 위치한 대구경북병무청이 내년 12월 혁신도시에 입주하기 전까지 중앙신체검사소와 혼동할 수 있어 중앙신체검사소 이용자들의 혼란과 불편이 예상된다는 것.

중앙신체검사소 운영지원과 김의환 계장은 "중앙신체검사소의 정확한 위치를 모르는 시민들이 많아 홍보에 만전을 기울일 것"이라며 "또 편리한 이용을 위해 검사가 시작되는 시기에 맞춰 안심역에서 중앙신체검사소로 바로 올 수 있는 승합차를 운행할 계획이다"고 했다.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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