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교복 나눔 '사랑의 물결'…저소득층 예비중학생 43명에

대한불교 조계종 보성선원, 교복 상품권 주며 사랑전해

교복을 매개로 사랑을 나누는 풍경이 잇따라 펼쳐져 추운 연말 꽁꽁 언 가슴을 훈훈하게 만들고 있다.

형편이 넉넉지 않은 가정에선 20만원을 훌쩍 넘는 교복을 장만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부담이다. 중학교 진학을 앞둔 학생들 가운데 어려운 형편임에도 열심히 생활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교복 상품권이나 중고 교복을 지원해 사랑을 전하는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대구 송현초등학교(교장 윤명희) 6학년 학생 30명은 지난 크리스마스이브 때 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후원 의사를 밝힌 대한불교조계종 보성선원(주지 한북 스님)에서 이날 학생 30명에게 각 40만원 상당의 교복 상품권을 나눠준 것. 가정 형편이 어렵지만 성실하고 꿋꿋하게 학교생활을 해온 학생들은 또 39만원 상당의 중학생 필독서도 받아 기쁨은 두 배가 됐다.

교복 상품권을 받은 한 학생은 "중학교에 가면 언니의 헌 교복을 물려받아 입을 줄 알았는데 새 교복을 입게 돼 매우 고맙고 행복하다"고 했다.

같은 날 대남초등학교(교장 박춘희)에도 사랑의 손길이 전해졌다. 보성선원 측이 저소득층인 6학년 학생 가운데 학교의 추천을 받은 학생 13명에게 교복 상품권과 책을 전달했다. 전달식 자리에서 보성선원 한북 스님은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으려면 목표 의식이 뚜렷해야 하고 풍부한 독서를 통해 깊이 있는 사고력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선물을 받은 학생들은 고마움을 잊지 않겠다고 했다. 한 학생은 "어른이 됐을 때 저 또한 어려운 환경에서도 노력하는 학생들에게 교복을 전달할 수 있는 자리에 서도록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했다. 또 다른 학생은 "이번 겨울방학 때는 스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책을 많이 읽어 훌륭한 어른이 되겠다"고 했다.

교복을 통한 사랑 나눔 물결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있다. 이 소식을 들은 송현1동 부녀회에서도 후원 의사를 밝혀 내년 2월 졸업식에 즈음해 대남초교 7명의 학생이 추가로 교복 상품권을 받게 됐다. 대남초교 박춘희 교장은 "학생들이 은혜에 감사할 줄 알고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인재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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