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지역 은행 수신증가 '뚝'

작년 동기간 대비 3조나 줄어, 저축 여력 줄고 금리 낮은 탓

올 들어 대구경북지역 은행의 수신 증가세가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불황 여파로 저축 여력이 떨어진 가운데 금리마저 낮아 은행에 돈을 맡기는 사람들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지역에 있는 은행의 수신 증가액은 1조4천721억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1~10월 증가액 4조3천726억원에 비해 무려 2조9천여억원이 줄어든 것이다. 특히 올 10월에는 전월에 비해 수신이 1조2천782억원 감소하면서 10월 말 기준 수신 잔고가 58조7천805억원으로 올 2분기 말 수신 잔고(60조1천803억원) 보다 1조4천여억원 떨어졌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는 경제 위기로 소득은 늘지 않은 반면 부채는 증가해 가계의 저축 여력이 고갈된 것을 주요한 원인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저금리 정책으로 수신 금리가 낮아지면서 저축 동기마저 약화된 것도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이를 반영하듯 올 3분기 우리나라 총저축률(가계, 기업, 정부 등의 총저축액에서 총처분가능소득으로 나눈 값)은 3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 3분기 총저축률은 30.41%로 1982년 3분기(27.9%) 이래 가장 낮았다. 올림픽 특수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1988년의 총저축률 41.50%에 비하면 무려 11.9% 포인트 감소했으며 외환위기가 터진 1997년 총저축률(35.69%) 보다 낮은 수치다.

총저축률 하락을 주도한 것은 가계였다. 1988년 가계 저축률은 18.7%로 총저축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6.2%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 가계 저축률은 4.3%까지 떨어졌고 총저축률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역대 최저치인 13.5%로 하락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추계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 저축률은 올 들어 2.8%까지 떨어진 상태로 OECD 국가 평균 가계 저축률 6.9%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역 은행 관계자는 "가계 저축률 하락은 가계 소득 증가율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연 평균 가계 소득 증가율은 1980년대는 17%, 1990년대는 11.9%, 2000년대 들어서는 5.9%로 낮아졌다. 그동안 물가 상승과 부채 증가가 꾸준히 이루어진 점을 고려하면 가계의 저축 여력은 크게 떨어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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