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고령화 속도가 빠른 국가다. 이미 2004년에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8.7%를 기록해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였다. 2019년에는 고령사회,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 진입이 예상되고 있다. UN에서 정한 기준을 보면 65세 인구 비율이 7% 이상 14% 미만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 20% 미만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규정하고 있다.
과거에는 장수한다는 것 자체가 큰 축복이었다. 물론 지금도 오래 산다는 것이 축복이기는 하지만, 재정 준비가 없는 상태에서 오래 산다는 것은 고통도 함께 수반될 수밖에 없는 듯하다. 정기적인 수입이 없는 노후세대는 정기적인 수입이 있는 은퇴 전의 세대와는 다른 형태의 자산 관리가 필요하다. 조건 없는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보다는 노후생활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정기적인 현금 흐름이 먼저 필요하다.
부족한 노후 문제가 현실로 다가온 50대 후반의 베이비붐 세대가 당장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연금이다. 그나마 오래전부터 의무적으로 가입한 공적연금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이렇게 노후자금을 충분히 준비하지 못한 이유는 자녀 교육비와 결혼자금 등 대부분 현실에 닥친 재무적인 부분에 치중하여 자금을 소비했기 때문이다. 결국, 노후자금은 가능한 한 빨리 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그러면 일단 은퇴 후의 자금은 어떻게 관리하여야 하나? 은퇴 후 자산 관리는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큰 위험자산군의 비중은 점차 줄이고 채권 예금 등 안전자산의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또한, 재산을 증식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다. 부동산이 열 개이든지 한 개이든 그 부동산에서 정기적인 현금 흐름이 가능한 것인가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또한, 은퇴 후 나이별로 자금 계획을 세워보자. FP협회에서는 은퇴 후의 노후생활을 '60대는 활동기' '70대는 회상기' '80대는 간병기'라고 정의했다. 60대는 막 은퇴한 직후라 여행, 모임 등의 활동이 활발한 시기여서 비용 지출이 많은 시기다. 70대는 젊은 시절을 회상하는 시기이고, 80대는 건강상의 이유로 의료비 지출이 급증하는 시기다. 따라서 재테크 전문가들은 '자금 배분을 60대와 70대 80대별로 비중을 달리하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은퇴 후 노인을 위한 금융상품을 알아보면, 일단 60세 이상 노인이나 장애인 등이 가입할 수 있는 생계형 저축 상품이 있다. 저금리 시대이지만 재테크보다 세테크 관점에서 관심을 둬 보자. 모든 금융회사에서 판매하고 있고 1인당 3천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다.
15.4% 세율이 아닌 9.5%의 세율을 적용하는 세금우대 상품도 있다. 안정적이고 정기적인 수입을 원한다면 즉시 연금 상품, 월 지급식 ELS, 채권형 펀드 상품에 관심을 둬보자. 즉시연금 상품은 내년부터 세금을 과세(종신형 5.5%, 상속형 15.4%)할 예정이고 월 지급식 ELS 상품은 코스피 200, HSCEI, S&P 500 등 주가지수에 일정조건을 달아 기준에 충족하면 월이익금을 지급하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월 지급식 펀드는 주로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 많은데 매월 월 수익금을 주는 것은 비슷하다. 주의할 것은 투자 상품이기 때문에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어 가입할 때 꼼꼼히 상담한 후 결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간병보험도 체크해야 한다. '긴 병에 효자 없다'는 속담이 있듯이 노후의 질병은 본인뿐 아니라 가족에게도 큰 불행이다. 은퇴 시점에 종신이든 암 관련이든 한두 개 정도는 보장성 보험에 가입되어 있을 것이다. 다만, 오래전에 가입했다면 60~70세 정도에 보장 기간이 끝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미리 재가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100세 시대에 보장기간이 너무 짧기 때문이다. 노인성 질환이나 치매 등으로 활동불능 상태가 되었을 때 보장을 받을 수 있는 간병 보험은 가입 시 보험료가 저렴해 보여도 중간에 갱신해야 한다거나 보험금 지금 조건이 제한이 많아서 가입할 때 신중하게 생각한 후 결정해야 한다.
행복한 노후생활을 위해서는 건강관리와 노후자금이 가장 중요하다. 그중 노후자금 준비는 미리 준비되어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지금 현재의 자산을 가장 효율적으로 관리하여 행복한 노후자금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리'이홍섭기자
도움말'김정오 NH농협은행 대구 PB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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