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좋은 사람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숨겨둔 마음을 표현해 보자. 서로 미안하고 고마웠던 일, 그리고 새해에 서로 바라는 것을 말해 보자. 작은 선물이나 편지도 교환하고 추억이 되는 가족사진 등을 남겨보면 어떨까.
◆타지 형제들 대구 초대한 김상중 씨
김상중(46'달서구 상인동) 씨 형제들은 매년 연말이면 모인다. 올해는 연휴가 시작되는 29일 토요일 저녁 셋째인 상중 씨 집에서 모이기로 했다. 상중 씨 차례이기 때문이다.
상중 씨 4형제들이 이렇게 모이게 된 것은 큰형님과 동생이 서울에, 둘째 형님이 울산에 정착해 1년에 얼굴 한 번 보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추석이나 설 등 명절이나 집안 행사에서 얼굴을 보기도 하지만 편안하게 마음을 나눌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무엇보다 서울 큰형님(52) 집에 사는 어머니가 '자식들 사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소원을 형제들이 의논 끝에 받아들인 것. 매년 연말 4형제가 돌아가면서 모임을 갖기로 했다. 상중 씨는 "연말에 모임을 하니 참석률도 높고 마음도 바쁘지 않아 좋다"면서 "특히 어머니가 좋아하신다"고 말했다.
물론 일부 며느리들의 반대도 있었다. 4년에 한 번꼴이라며 며느리들을 설득했다. 결국 며느리들도 수용했다. 고명딸 다섯째 시누이 가족은 참석 여부에 상관없이 모임 주선 의무를 면제해 주기로 했다. 그 대신 시누이 노릇을 하면 왕따시키기로 했다.
상중 씨 부인 박예란(42) 씨는 "며느리로서 부담은 되지만 좋은 것 같아요. 특별히 할 일이 있어 모이는 모임이 아닌 만큼 맛있는 음식 먹고, 좋은 이야기 하며 재미있게 놀면 되기 때문에 불만이 없어요. 특히 아이들이 좋아해요. 큰아버지나 삼촌들이 조카들에게 용돈을 두둑이 주시거든요. 이제는 연례행사가 돼 시간을 비워놓는다"고 했다.
상중 씨는 "형수님 등 며느리들의 희생으로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아내에게도 고맙다고 했다.
모임을 앞둔 예란 씨 마음은 바쁘기만 하다. 음식 때문이다. 모임에 오는 식구만 자그마치 20여 명. 멀리서 오는 시아주버니와 동서'조카 등 '시'자가 들어가는 사람이 많이 오기 때문에 신경이 쓰인다.
뭔가 특별한 것이 있어야 하는데. 그래서 준비한 것이 '밥식혜'이다. 남편 고향이 경북 영덕이라 특별한 날에 해먹는 음식인 밥식혜를 이번에 솜씨 한 번 부려보기로 했다.
이벤트도 준비했다. 다름 아닌 편지 쓰기다. 남편 형제들은 아내와 자녀, 조카, 그리고 형제들에게 편지를 쓰고, 며느리들은 시어머니와 남편, 자녀, 동서에게 쓰기로 했다. 평소에 하고 싶었던 말이나 미안한 점, 그리고 앞으로 이랬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써온 것을 발표하기로 했다.
그리고 선물도 교환하기로 했다. 5만~10만원 상당의 선물을 준비해 나누기로 했다. 예란 씨는 1만원짜리 로또복권 10장을 준비했다. "다들 어렵잖아요. 이 가운데 1등 당첨 복권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내가 선물했으니 가만히 있지는 않겠지요. 대박 났으면 합니다."
이번에는 가족'집안 사진도 찍을 계획이다. 가족끼리도 찍고, 또 형제들과 동서'조카 등 20여 명이 함께 찍어 크게 인화해 나눠 줄 예정이다.
그날 참석하지 못하는 시어머니와는 스마트폰으로 영상 통화를 할 계획이다. 시어머니는 미국 LA에 사는 셋째 딸집에 갔기 때문이다.
"오시고 싶겠지요. 손주들을 얼마나 보고 싶겠어요. 오붓한 가족 모임 장면을 영상을 통해 보내드리면 어머님이 기뻐하실 거예요. 형제 간, 동서 간 우애 있고 재미있게 사는 것을 제일 바라시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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