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인 어느 선배가 쓴 음식 이야기에서 "아는 것만큼 보이듯이 음식도 먹어 본만큼 그 맛을 아는 법"이라고 했다. 그렇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을 줄 안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과수원집 딸이 사과를 훨씬 더 좋아하는 것처럼. 음식 마니아들은 별미 음식점을 찾아 먼 곳까지 가는 수고(?) 자체를 즐긴다.
KDB 대우증권 상인지점 이한성 지점장은 '참한우 소갈비집'을 6년째 단골로 드나든다. 그 이유에 대해 "갈비의 참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명쾌한 결론을 내린다.
참한우 소갈비집은 대구 달서구 도원동 월광수변공원 뒤 수밭골에 있다. 전형적인 산골마을이었던 수밭골은 요즘 식당 촌으로 변했다. 음식점 길을 따라 마을 안으로 들어가면 참한우 소갈비집이 있다.
집 주변에 감나무 두 그루가 서 있어 정겨운 풍광이다. 옛집을 정비하여 분위기 있는 식당으로 꾸몄다. 안으로 들어서면 탁자식 자리와 방이 골고루 마련돼 있다. 40~50명 단체손님을 위한 넓은 방도 있다. 벽난로도 있어 이색적인 분위기다. 자리에 앉으면 곧바로 상차림이 시작된다.
갈비를 주문하면 뼈째 붙은 선홍색 생갈비가 나온다. 살점에 칼집을 넣고 참기름과 찧은 마늘을 살짝 올려 눈부터 즐겁게 한다. 늘 강조하지만, 최고의 갈비 맛은 참숯불을 이용한 석쇠구이다. 숯 냄새가 살짝 밴 직화 구이의 갈비 맛은 언제나 거절할 수 없는 유혹이다.
이한성 지점장은 "갈비는 숯불에 빨리 구워야 육즙이 빠지지 않고 최고의 맛을 즐길 수 있다"며 석쇠 위에 갈비를 얹는다. 숯불의 화력 덕분에 금세 구수한 냄새를 풍기며 자글자글 익어간다. 살짝 익힌 갈비 한 점을 양파 겨자 장에 찍어 맛보니 강한 감칠맛이 입안에 가득 퍼진다. 입안에 착 감기며 퍼지는 육즙을 즐기면 저절로 콧노래가 흥얼거려진다. 살짝 양념한 미나리는 아삭거리며 산뜻한 맛을 낸다. 양파 겨자 장에 섞어 갈비와 즐기면 금상첨화다.
KDB 대우증권 조승우 차장은 "부드럽고 담백한 갈비 맛은 언제 먹어도 최고라는 평가를 받지만, 가격도 정말 싼 편"이라며 "회식 때 직원들이 꼭 이 집을 선택하는 이유"라고 한다.
갈비 맛을 좌우하는 것은 역시 육즙이다. 하지만, 결코 오랫동안 그 맛을 즐길 수 없다. 몇 번 씹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꿀꺽 넘어가 버리기 때문이다.
윤창주 PB팀장은 "옛날 국밥과 육국수의 구수한 맛은 먹을 때마다 고향집을 떠올리게 한다"며 "그 맛이 그리워 종종 점심때도 찾아온다"고 말한다.
김일용 차장은 "마당에 감나무가 있는 등 아직도 주변에 시골 정취가 남아있고 비나 눈이 올 때는 운치가 더 있다"며 "휴일엔 가족 나들이하기에도 정말 좋다"고 한다.
추옥미 대리는 "이 집은 이미 음식 맛으로 소문이 많이 난 곳"이라며 "옛날 국밥 맛이 좋아서 고기를 먹은 후 꼭 따로 국을 주문해 포장해 간다"고 한다.
모두 갈비 맛에 푹 빠져 있는 순간에 이 식당 박순곤 사장이 '특수 부위'한 접시를 선물한다.
이 지점장은 "주인의 인심이 이렇게 풍성하니까 늘 손님이 북적인다"며 "우연히 한 번 방문하면 단골손님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갈비는 대구축협 브랜드인 '팔공상강한우'를 쓴다. 참한우 소갈비집의 신동애 여사장은 "8년 전 처음 개업할 때부터 영업 방침을'정직한 식당'으로 정했다"며 "고기의 품질은 물론 채소와 반찬거리 등 모든 음식재료를 최상의 것으로 마련한다"고 설명한다. 갈비 맛에 빠져 포만감이 가득한데도 신 사장은 옛날 국밥과 육국수 맛을 보라고 권한다. 구수한 국밥 냄새는 다시 식욕을 불러일으킨다. 국밥에 큼직한 쇠고기가 풍성하다. 대파, 토란, 무를 풍성하게 넣어 푹 끓였다. 마치 김이 술술 나는 시골 장터의 가마솥 국밥 맛이다.
참한우 소갈비는 1인분(130g)에 1만7천원이다. 옛날 국밥과 육국수는 각 7천원, 작은 국밥(고기 먹은 후)은 4천원이다. 냉면과 촌두부도 있다. 대구 달서구 도원동 1023번지. 예약은 053)632-4936.
##추천메뉴-옛날 국밥'육국수
시골이 고향인 사람은 정말 좋아하는 맛이다. 어릴 적 어머니의 손맛을 느끼게 하는 '추억의 국밥'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이미 손님들에게 '명품 국밥'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옛날 국밥은 큼지막한 뚝배기에 푸짐하게 나온다. 약간 칼칼하면서도 많이 맵지 않다. 오히려 구수하면서 단맛을 낸다고나 할까?
큰 놋그릇에 가득 담겨 나오는 육국수도 별미다. 신동애 사장은 "점심때에 국밥과 육국수를 찾는 손님이 전체 손님의 30% 정도 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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