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물의 세계] 임신 반려견 돌보기

분만은 대부분 야간에 이루어진다. 한밤중에 '개가 새끼를 낳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 는 상담 전화를 받곤 한다. 그러면 조용하고 어두운 분만실을 만들어주고 밥을 주는 사람 이외에는 분만실에 다른 사람의 접근을 막고, 특히 낯선 사람이 분만을 하는 곳에 구경을 하고 싶다고 들어가서 분만 중인 어미를 만지거나 새끼를 만지면 어미개가 사람을 공격을 할 수 있다고 일러준다.

반려견은 다태동물이다. 그래서 여러 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분만은 보통 30분에서 1시간 간격으로 일어난다.

그러나 반려견이 임신을 해 동물병원에서 진찰을 받고 검사를 하는 경우는 전체 임신견의 10%도 되지 않는다. 그러니 새벽에 '개가 분만하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문의하면 '분만실을 만들어주라'고 조언을 한 뒤 전화를 끊고 나면 1시간도 지나지 않아 다시 전화가 온다. 새끼가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는 하소연이다. 그러면 수의사도 답답하다. 보호자는 '배가 부른데 새끼가 나오지 않다'고 하고 '배에 힘을 주냐'고 물어보면 '가끔 힘을 주는 것 같다'고 대답을 한다.

이런 문제는 임신했을 때 동물병원에서 한 번만 진찰을 받아도 해결되는 문제이다. 반려견이 발정을 하면 병원에 가서 건강 체크를 받고 배란 검사를 하면 교미시기를 알 수 있다. 배란 검사를 받지 않으면 발정이 온 후 11일째에 교미를 통상적으로 시킨다. 교미를 한 후 20일 전후쯤 초음파 검사로 임신유무를 알 수 있다. 집에서 임신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임신 40일 지나면 복부가 불러오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비만한 반려견이나 한 마리 임신을 한 경우 육안적으로 관찰하기가 쉽지 않다.

40일 이후 병원에서 방사선검사와 초음파검사를 병행하면 임신 여부와 새끼 수를 알 수 있다. 또 새끼의 심장 박동 소리를 청취함으로써 건강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임신 50일이 넘어서면 방사선을 촬영해 분만 예정일과 새끼 수를 확실히 알 수 있어 야간 분만의 어려움과 예상치 못한 사고도 예방할 수 있다.

어떤 보호자는 새끼를 다 분만을 한 줄 알고 잠을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또 한 마리가 태어나 어미가 탈진해 태막에 새끼가 싸여 있다고 병원으로 데려와서 살려달라고 부탁하는 경우도 있다. 임신 시 진찰을 한 번만 받아도 이런 사고는 충분히 막을 수 있는 것이다. 예쁜 강아지를 원하면 임신 시에 반드시 병원에 가서 임신 20일과 50일, 2회 정도는 건강체크를 받으라고 권하고 싶다.

최동학(대구시수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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