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은퇴 후 말말말] "잔소리 심한 남편 급매…반품 불가" / "퇴직후 허송세월 30년

"잔소리 심한 남편 급매…반품 불가"

◆은퇴자 아내: 남편을 팝니다. 사정상 급매합니다. 한때 아끼던 물건이었으나 유지비도 많이 들고 성격장애가 와서 급매합니다. 구입 당시 A급인 줄 착각해서 구입했습니다. 마음이 바다 같은 줄 알았는데 잔소리가 심해서 사용 시 만족감이 떨어집니다. 음식물 소비는 동급의 두 배입니다. 다행히 외관은 아직 쓸 만합니다. AS도 안 되고 변심에 의한 반품도 절대 안 됩니다. 덤으로 시어머니도 드립니다.

"동네 한바퀴 돌면 한나절 휘리릭"

◆60대 은퇴자: 젊어서는 하고 싶던 일 꽤나 많을 것 같더니 물러나 살아보니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네. 책 몇 줄 읽고 이런저런 생각 좀 하고 동네 한 바퀴 돌고 나면 하루 낮은 그냥 지나가네. 늦은 가을 흩날리는 잎새에 어느 뉘 관심을 둘까마는, 한세상 살다 보니 그래도 기다려지는 마음. 어찌 세월을 탓하랴, 자꾸만 가물거리는 얼굴을.

"퇴직후 허송세월 30년 너무 후회"

◆95세 노인:젊었을 때 나는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 덕에 65세에 당당한 은퇴를 할 수 있었죠. 30년 후인 95세 생일에 얼마나 후회의 눈물을 흘렸는지 모릅니다. 퇴직 후 '이제 다 살았다' '남은 인생은 그냥 덤'이라는 생각으로 그저 고통 없이 죽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무의미하고 희망이 없는 삶, 그런 삶을 무려 30년이나 살았습니다. 만일 내가 퇴직을 할 때 앞으로 30년을 더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면 그렇게 살지 않았을 겁니다. 이제 나는 하고 싶었던 어학공부를 시작하려 합니다. 105번째 생일날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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