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은행 PB업무 통합 '큰 손' 유치

'고액 자산가들을 잡아라'

금융권이 우수 고객을 대상으로 한 프라이빗 뱅킹(PB)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저금리와 경기 침체 여파로 경영 여건이 악화되면서 PB사업으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금융회사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불황에도 불구하고 자금 여력이 풍부한 우수 고객을 잡으려는 경쟁이 가열되면서 생존에 실패하는 PB센터도 발생하고 있다.

대구은행은 최근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여러 부서에 흩어져 있던 PB 관련 업무(방카슈랑스'펀드 등)를 통합 관리하는 'WM'(Wealth Management) 사업부를 신설했다. PB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설립된 WM사업부는 우수 고객을 위한 맞춤형 상품 개발 등 다양한 VIP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대구은행이 조직개편을 통해 WM 사업부를 만든 것은 우수 고객을 잡아야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로 금융 환경이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서민 경제가 위축되면서 우수 고객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그동안 PB 관련 업무가 흩어져 있다 보니 체계적으로 우수 고객을 관리할 수 있는 여건이 미흡했다. 앞으로 전문 인력을 확충하는 등 PB 사업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은 대구에 PB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다. 금융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최근 대구PB센터를 개설하기 위해 사무실까지 물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도 대구 PB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시장 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은행은 올 들어 본점 PB 인력을 대폭 보강했다. 지역별 PB센터 업무를 지원해 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10여 명을 충원한 것. 특히 부동산 전문가를 많이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금융계에서는 국민은행이 부동산 시세 정보를 제공하면서 축적한 정보를 활용해 특화된 부동산 PB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증권사들도 불황 타개를 위해 우수 고객을 대상으로 자산관리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달 11일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리테일본부 산하에 있던 초고액자산가(금융자산 30억 이상) 담당 조직을 본부로 격상시켜 분리했다. 하나대투증권은 최근 금융자산 20억원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50여 명의 전문가를 영업점에 배치했다. 또 우리투자증권은 미래상품발군단을 조직, 고액 자산가들을 위한 상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동양증권은 지난달 PB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우수 고객을 잡기 위한 금융권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생존 경쟁에서 탈락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최근 대구PB센터를 철수 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NH농협은행은 대구PB센터가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영업점에서도 PB 업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조직 슬림화 차원에서 대구PB센터 폐지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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