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고 못하겠지…" 불법체류 외국인 턴 동네 선후배

경북경찰청은 3일 불법 체류 중인 외국인을 찾아가 물품을 훔치거나 돈을 요구한 혐의로 K(35) 씨와 L(30) 씨를 구속하고, 이들이 훔친 물건을 사들인 혐의로 L(41)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동네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지난해 9월 18일 오전 11시 10분쯤 경남 창녕군 영산면 J(37'캄보디아) 씨의 집에 몰래 들어가 휴대폰과 노트북 등 115만원 상당의 물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다른 L씨는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K씨 등이 훔친 노트북 8대를 사들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같은 해 11월 21일 오후 2시쯤 달성군 다사읍 I(37'여'스리랑카) 씨를 찾아가 '한국외국인산업인력공단'이라는 유령단체 명의의 가짜 명함을 보여준 뒤 "돈을 주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해 강제 출국시키겠다"고 협박한 혐의도 받고 있다. K씨 등은 I씨에게 현금 200만원을 요구했지만 I씨의 수중에 돈이 없어 미수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불법체류 중인 외국인의 집 주소를 수소문한 뒤 직접 집으로 찾아갔다"며 "외국인들이 불법체류자 신분이라는 약점 때문에 범죄사실을 경찰에 알리지 못할 것으로 보고 범죄를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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