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계열사 24개 줄인 포스코 "6개 더 줄인다"

고강도 구조조정 '군살빼기', 3년간 무분별 확장 부작용

잇단 인수합병을 통해 계열사를 늘린 포스코가 세계 경제의 오랜 불황과 철강경기 악화로
잇단 인수합병을 통해 계열사를 늘린 포스코가 세계 경제의 오랜 불황과 철강경기 악화로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포스코제공

포스코가 계열사 합병'정리를 통해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이는 세계 경제의 오랜 불황과 철강경기 악화, 계속된 인수합병 등으로 자금 압박을 받게 된 포스코의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포스코는 지난 2009년부터 플랜트와 신소재 관련 회사를 연이어 인수하며 3년간 약 5조원의 돈을 쏟아부었다. 이 과정에서 부실 자회사까지 떠안게 되면서 재무상태 악화를 불러왔다.

◆계열사 확장에서 구조조정까지

포스코 계열사는 2009년 44개에서 2010년 59개, 2011년 70개로 꾸준히 증가했다. 포스코는 당시 계열사 확대에 대해 소재, 에너지 등 미래 핵심사업 확보와 기존사업 역량 강화를 위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계열사 적자 규모가 최근 3년간 2천억원이 늘어난데다 신용등급까지 두 단계 추락하면서 지난해 3월부터 계열사 정리에 나서 이달 1일까지 8개월간 24개사를 줄였다. 또 탄천 E&E 등 신규 계열사 5개를 개별회사로 운영하게 되면, 포스코 계열사는 모두 51개로 줄게 된다.

포스코 측은 "이번 구조조정은 핵심사업 역량 강화, 중복사업 업역 조정, 비핵심사업 정리 등을 원칙으로 이뤄졌다"며 "올해 말까지 6개를 추가로 줄여 포스코 계열사를 45개 수준으로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포스코가 계열사 확대를 시작하던 2009년 수준으로 돌아간 셈이 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철강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투자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계열사가 늘었다. 계열사 조정은 인수과정에서 편입된 회사들 간의 업무 중복 해소 및 저수익 자산 매각의 필요에 따라 이뤄졌다"며 "인력 감축이 포함돼 있는 '부정적 구조조정'이 아닌 계열사 간 시너지 상승을 위한 '계열사 간 구조 재편'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포항본부 한 관계자는 "최근 포스코의 재무구조 악화는 정준양 회장의 '몸집 불리기'와 무관치 않다. 포스코가 이번에 구조 개편을 한 것 역시 기업 규모가 작은 기업들을 통합한 것이기 때문에 현금 확보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이번 구조 개편은 포스코의 공격적인 기업 인수가 '득보다 실이 많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꼴이 됐다"고 말했다.

◆구조조정 대상 회사

합병과 지분 매각을 통해 구조 재편이 완료된 계열사는 포스코건설의 청라국제업무타운, 수원그린환경, PHP, 푸른김포, 송도국제스포츠클럽, 포스코에너지의 포항연료전지발전, 신안에너지, 포스리의 포엠아이컨설팅, 포스코켐텍의 포스그린, 포스코ICT의 포스브로, 포스코엔지니어링의 바시스산업, 포스메이트의 포스메이트인슈어보험중개 등이다. 사회적기업인 송도SE와 포스플레이트는 각각 인천YWCA와 기아대책 등 비영리단체에 기부했다.

소재사업을 담당하는 포스코켐텍'포스코엠텍'포스코P&S는 자회사를 흡수합병 또는 자회사 간 합병을 통해 구조개편했다. 포스코켐텍은 포스칼슘을, 포스코엠텍은 나인디지트와 리코금속을 흡수합병했다. 포스코P&S는 광양SPFC, 포항SPFC, 군산SPFC와 상호 합병했다.

대우인터내셔널 인수과정에서 자동 편입된 마산백화점 등 자회사의 유통 관련 부문과 광고대행업 등 비핵심 회사는 매각할 방침이다. 본사 유치를 두고 포항과 울산의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는 포스코플랜텍(포항)과 성진지오텍(울산)의 합병은 시장 상황을 살펴 올해 중 검토하기로 했다.

포항'박승혁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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