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연예 병사

미국의 로큰롤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는 인기 절정이던 1958년 3월 초, 입대했다. 미국은 모병제를 시행하지만, 당시만 해도 징병제여서 병역 의무를 반드시 이행해야 했다. 미국 군 당국은 프레슬리의 인기를 고려, 예술특별부대에 그를 배치해 군의 이미지를 높이려 했으나 프레슬리는 이를 거부했다. 프레슬리는 일반 사병이 되어 동'서 냉전이 첨예하게 빚어지던 서독의 미군 기지에서 근무하는 등 2년여의 군 생활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군 당국은 프레슬리가 평범한 군 생활을 선택함으로써 그를 추앙하던 젊은이들이 군대에 대해 호의적인 이미지를 갖고 입대하는 등 애초 기대했던 이상의 선전 효과를 거두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배우 현빈이 프레슬리와 같은 군 생활을 해 화제를 모았다. 현빈은 2011년 3월 해병대에 입대해 지난해 12월 제대할 때까지 힘든 훈련을 소화하며 군 생활을 보냈다. 그는 '연예 병사'로 복무할 수 있었으나 일반 사병으로 복무하는 길을 택해 박수를 받았고 그의 영향으로 해병대 자원입대자가 증가하는 효과도 나타났다. 현빈뿐만 아니라 가수 김태우와 휘성, 배우 천정명 등도 연예 병사가 아니라 수색대 병사나 훈련소 조교 등으로 군 생활을 마쳤거나 복무 중이다.

국방홍보지원대 소속의 연예 병사로 복무 중인 가수 비가 지나치게 많은 휴가와 외박을 나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2011년 10월 입대한 비의 휴가'외박 일수는 지금까지 총 94일에 달했으며 이 중 44일이 안무 연습 등 공무상 외박에 해당한다. 비는 공무상 외출을 이용해 열애설이 터진 배우 김태희와 만나면서 전투모를 쓰지 않는 등 복무규율을 위반한 것으로 지적됐다. 비의 휴가'외박 일수는 일반 병사보다 1.7배나 많은 수치이고 공무상 외박은 일반 병사들은 생각할 수 없는 '특혜'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국방의 의무에 대한 국민의 시선은 항상 날카롭게 열려 있다. 고위 공직자의 병역 문제, 유명 스타의 병역 회피 의혹에 여론이 들끓을 수밖에 없으며 군 복무 중이라도 특혜 논란이 일면 비난이 터져 나오게 마련이다. 비의 복무규율 위반은 본인의 처신도 문제지만 스타 출신 병사에 관대해 관리를 느슨하게 한 군 당국의 책임도 없지 않다. 군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높은 전투력을 유지하려면 병역을 엄정하게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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