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연극계, 더 개성 넘친 작품으로 '2013 희망가'

소극장 활로 찾기 다양한 실험

▲소극장 6곳이 반경 500m 안에 몰려 있는 대구 남구 대명공연문화거리.
▲소극장 6곳이 반경 500m 안에 몰려 있는 대구 남구 대명공연문화거리.

# 극단마다 차별화된 공연

# 중국 진출 등 활로 개척

# 지자체도 각종 재정 지원

'연극을 하는 사람은 원래 배고프다.' 수십 년 반복되는 서글픈 얘기다. 왜? 돈 안 되는 연극만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해답은 흥행대박을 치고, 돈이 되는 연극을 해야 한다. 말이 쉽다. 현실은 냉정하다 못해 냉혹하다. 투입되는 자본이 없으면, 작품 전반적인 부분에서 경쟁력이 약화할 수밖에 없으며 관객은 외면할 수밖에 없다. 마치 가난이 대물림되는 사회현상과 흡사하다.

대구 연극판은 그나마 서울 대학로를 제외하고는 전국적으로 봐도 활력이 넘치는 곳이다. 지역 연극인들은 무한한 열정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흥행대박 신화와 넉넉한 경제환경을 만들어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대구에는 중구와 남구를 중심으로 12곳의 소극장들이 몰려 있다. 대구 전체의 소극장은 모두 26개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남구에는 6개의 소극장(한울림'엑터스토리'예전'우전'고도'빈티지 소극장)이 반경 500m 안에 몰려 있는 대명공연문화거리가 있다. 이들의 엄연한 현실과 2013년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한 노력을 엿봤다.

◆객석 절반만 채우자, 유료관객 점유율 50%=대구의 소극장 극단 대표들은 지난 한 해를 돌아보니, '나오느니 한숨이다.' 객석만 보면, 텅 빈 가슴을 쓸어내린다. 꽉꽉 들어찬 관객을 보는 것은 365일 중에 손가락으로 꼽을 만하고, 때론 꿈속에서나마 만석의 기쁨을 누린다.

실제 소극장들이 지난 한 해 적게는 서너 편, 많게는 여덟아홉 편을 무대에 올렸다. 10여 개 소극장의 평균 유료관객 점유율은 50% 남짓. 객석 절반을 채우기도 어려운 현실에 직면해야 했다. 특히 평일 공연엔 쓸쓸함이 무대를 감쌌다. 출연 배우가 객석의 관객보다 많은 가운데 공연을 해야 했던 경우도 다반사였으며, 때론 서너 명밖에 없는 관객 때문에 공연취소라는 안타까운 결정을 내려야 했던 날도 있었다.

극단 한울림(대표 정철원)은 지난 한 해 동안 '호야 내 새끼', '안녕 다온아' 등의 대표적인 공연을 올리면서, 50~60% 유료객석 점유율을 보였다. 극단 처용(대표 성석배)은 '해무', '해밀', 창작극 '핫머니', '백열등' 등을 야심 차게 무대에 올렸지만, 객석은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유료객석 점유율은 40% 내외. 대명공연문화거리의 다른 4개 극단 역시 다양한 장르에 걸친 작품들을 선보였지만, 유료객석은 절반 안팎에 머물렀다.

이런 어려움 속에 상대적으로 선전한 극단도 있다. 아트플러스 1관에 이어 지난해 2관까지 개관한 극단 돼지 이홍기 대표는 "평일 관객 점유율은 30∼40%로 저조할 수밖에 없었지만 주말에는 객석은 70∼80%까지 채운다"고 말했다.

◆활로를 찾는 극단들, 희망 보여 =대구의 소극장들이 새해, 새 활로를 찾아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지난해 그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대명공연문화거리에 극장 '고도'가 개관했으며, 중구에는 '아트플러스 2관'이 새로 문을 열었다. 올해도 대구 연극판의 희망찬 프로젝트는 진행 중이다. 각 극단은 자신만의 컬러가 있는 연극을 올리려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동성로 한복판에서 젊은 층을 상대로 트렌드 연극을 지향하는 극단 돼지는 장기공연 '수상한 흥신소'를 올해 상반기에도 이어가고 있다. 4월 중순부터는 대학로에서 한창 공연 중인 뮤지컬 '담배가게 아가씨'를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한울림과 엑터스토리, 고도, 처용 등 대명공연문화거리의 극단들도 휴머니티, 흥미, 시대극 등 차별화된 연극 색채를 드러내는 극을 올리려고 새해 공연계획을 잡고 있다.

중구의 대표적인 소극장인 극단 뉴컴퍼니는 새해 벽두부터 중국시장 돌파라는 큰 기치를 내걸었다. 뉴컴퍼니 이상원 감독은 중국 강소성예술단 2013년 신년예술제에 대구에서 직접 제작한 '미용 명가'를 들고 나섰다. 600석 규모의 중국 남경 강남극장에서 이달 11일 공연한다.

대구시와 각 기초 지자체의 지원 노력도 곁들여지고 있다. 대구문화재단은 지난해 열악한 소극장들의 시설 개선을 위해 엄격한 심사를 거쳐, 일부 극단의 화장실을 현대식으로 바꾸는 비용을 지원했다. 극단 뉴컴퍼니 이상원 감독은 "각 극단별로 자신만의 색채가 분명한 공연을 하면서 경쟁력을 키워나간다면 분명 대구 연극계의 새 희망이 싹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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