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염산 누출 사고가 발생한 상주 웅진폴리실리콘 공장은 불산과 황산 등 다른 맹독성 물질도 다수 보관 중인 데다 2010년에도 폭발 사고가 발생해 직원 1명이 다치고 1천여만원의 재산 피해를 낸 것으로 드러나 안전불감증 논란이 일고 있다.
회사 측은 공장 안에 280t 규모의 염산 보관 탱크가 2개 있었지만 1개는 전량 처리했고 나머지 1개에 남아있던 200t이 이날 문제가 된 것이라고 밝혔지만, 다른 15t 규모의 저장 탱크에는 불화수소산(불산)도 보관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소방당국은 이 회사의 저장 탱크에 보관 중인 위험물은 염산과 불산 외에도 질산과 황산을 비롯해 삼염화실란(TCS)가스, SCT가스, 수산화나트륨, 수산화칼륨 등 8종류로 정확한 잔류량 파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구체적 보관량에 대해서는 밝히기를 거부한 채 조만간 처분을 하겠다고 답변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 공장에서는 2010년 10월 23일에도 실외 폐가스 처리공정에서 확인되지 않은 유해가스로 인한 폭발 사고가 발생해 직원 1명이 부상을 당하고, 1천여만원의 재산 피해를 낸 적이 있다.
경북도와 상주시가 2010년 유치한 웅진폴리실리콘은 연간 5천t 규모의 폴리실리콘(태양광전지 원료)을 생산하는 업체로, 공장 건립에만 6천500억원이 투자됐다.
하지만 모기업인 웅진그룹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웅진폴리실리콘 상주공장은 지난해 9월 가동을 중단하고 직원 254명을 퇴직시키는 바람에 사고 당시에는 경비원 등 직원 몇 명만이 사태를 수습하고 있었다.
화학물 전문가들은 "사실상 문을 닫은 공장이 4개월이 지나도록 잔류 위험물을 제때 처리하지 않고 방치,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며 "이 공장 저장 탱크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찰 관계자는 "회사 사정으로 위험물에 대해 상시 검증을 해야할 기술자들도 대부분 퇴사한 것으로 나타나 동파 예방조치 마저도 제대로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장 인근 300m 지점에는 웅진폴리실리콘공장을 겨냥해 지난해 소방파출소까지 건립됐으나, 주민이 신고하기 전까지 이 같은 사실을 몰랐고 화학차량도 갖추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만약 이번 사고가 발생한 공장에서 구미처럼 불산까지 누출됐다면 심각한 피해가 생길뻔 했다.
상주'고도현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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