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통합관제센터 구축 전국 꼴찌권

수성구청 단 한 곳만 운영…국비 절반 지원하지만, 공간 마련 어려워 주저

수성구청이 2011년부터 운영 중인 통합관제센터. 대구시내 다른 구
수성구청이 2011년부터 운영 중인 통합관제센터. 대구시내 다른 구'군청도 관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설치를 원하고 있지만 공간 문제와 예산 부담을 이유로 설치를 미루고 있다.

통합관제센터 마련을 두고 대구시내 각 구'군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공간 부족과 예산 부담이라는 암초 때문이다. 2015년까지 설치할 경우 국비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각 구'군청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대구시 기초자치단체의 통합관제센터 구축률은 전국 최하위권이다.

통합관제센터란 산불감시, 문화재 관리, 불법 주정차, 버스전용차로 위반을 비롯해 각종 CCTV에 찍히는 것들을 통합해서 볼 수 있는 곳. 곳곳에 설치된 CCTV를 한 곳에서 관리를 하게 돼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통합관제센터 설치는 의무사항은 아니다. 그러나 효율적인 구역 관리에 이보다 더 좋은 시스템이 없다는 데 각 구'군청은 공감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도 2015년까지 각 구'군청이 통합관제센터를 설치할 경우 설치비의 50%를 지원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대구시내 각 구'군청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이들이 골머리를 앓는 것은 설치 공간 부족과 운영비 부담 때문. 설치 비용은 15억원 정도로 7억5천만원 정도를 부담하면 되지만 200㎡ 안팎의 공간 마련은 쉽잖다는 것이다. 통상 1개 과가 차지하는 공간이 200㎡ 정도로 200㎡를 선뜻 할애할 수 있는 구'군청은 드물다. 더 큰 문제는 CCTV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여서 200㎡의 공간도 부족하다는 점이다.

시범 사업으로 대구에서 가장 먼저 설치한 수성구청도 공간 문제가 고민거리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현재는 문제가 없다. 정말 편하긴 한데 앞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공간 마련이 숙제로 떠올랐다"고 했다.

이처럼 현실적인 문제로 대구시내 각 구'군청이 통합관제센터 설치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면서 대구의 통합관제센터 구축률은 전국 꼴찌다. 지난해까지 전국 시'군'구 88곳에 통합관제센터가 설치됐지만 대구에는 수성구청이 유일하다. 경북에도 구미, 영주, 문경, 칠곡, 군위 등 5곳에만 설치됐다. 대구 달서구와 동구 등이 적극적으로 검토했지만 통합관제센터 착공은 요원한 상태다.

일부 구'군청은 대구시가 통합관제센터를 설치해 주면 향후 인력 운용 등 운영비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입장이다. 각 구'군청이 각각 통합관제센터를 설치할 경우 40명 이상의 인력이 필요하고 유지 보수에도 매년 1억원 이상 들어가지만 대구시가 통합하면 인력 운용과 유지 보수 비용이 대폭 줄어든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런 방식으로 통합관제센터를 설치한 광주와 대전의 경우에도 결국 운영 주체는 각 구'군청이어서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라는 게 대구시의 입장이다.

대구시 자치행정국 관계자는 "통합관제센터 설치는 시민 안전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설치를 적극 유도하고 있지만 각 구'군청이 예산 부담 등으로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운영비나 설치비 등 대구시가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다음 달까지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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