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낯선 이의 초대…스팸 공해 돼가는 SNS게임

밤낮 안가리고 마구 보내, 스트레스 수준…카톡, 초대장 월 1회로 제한

평소 스마트폰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카카오톡' 같은 모바일메신저를 통해 친구들과 교류를 많이 하던 박모(23'대구 북구 복현동) 씨는 며칠 전 갑자기 울리는 메시지 도착 벨 소리에 잠을 깼다. 졸렸지만 겨우 눈을 뜨고 메시지를 봤더니 카카오톡으로 모르는 사람이 '아이러브커피'라는 게임에 참여해 달라는 것이었다. 박 씨는 "카카오톡은 친구로 맺어진 사람끼리만 대화가 가능한 줄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이 사람이 나와 친구를 맺었는지 알 수가 없다"며 "스마트폰 체제에서는 스팸 문자 공해가 더 업그레이드된 모양"이라고 말했다.

모바일메신저와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받는 게임이나 앱 초대장이 스팸 공해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지인들이 같이 게임하자며 게임 초대장을 보내거나 아이템을 달라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모르는 사람까지 게임 초대장을 보내는 등 스팸 게임 초대장 메시지가 스마트폰 이용자들 사이에서 또 하나의 스트레스가 되고 있다.

게임 초대장이 스팸 메시지로 인식되는 이유는 카카오톡 모바일 게임의 특성 때문이다. 한때 크게 유행했던 '애니팡'이나 '드래곤플라이트'와 같은 모바일 게임은 친구들이 점수를 얼마나 올렸는지가 중요한 요소가 되고, 내 최고 점수가 오르면 애니메이션으로 누구와 순위가 바뀌었는지 보여준다. 게다가 카카오톡을 통해 친구를 추가하면 게임을 계속 할 수 있는 아이템을 얻게 된다. 그렇다 보니 카카오톡에 등록된 친구들이 수시로 게임을 하자는 초대 메시지를 보내거나 게임을 통해 아이템을 받았다는 메시지를 쉴 새 없이 받게 된다. 한 누리꾼은 "정말 게임을 만든 개발자를 용서할 수 없을 정도로 스팸이 많이 온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페이스북 사용자들도 공해에 가까운 스팸 메시지 때문에 골치 아파한다. 남모(26'여'대구 수성구 지산동) 씨는 친구들이 보내는 이상한 질문 메시지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남 씨는 "친구가 내 페이스북에 메시지를 남겼다고 해서 들어가 보면 '귀하는 누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식의 뜬금없는 질문이 남겨져 있었다"며 "답을 했더니 비슷한 내용의 질문이 페이스북에 등록된 다른 친구들에게도 내 이름으로 남겨져 있었다"고 했다. 이러한 식으로 발송되는 메시지에 대다수의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한 페이스북 사용자는 "스마트폰으로 한 친구가 생일을 추가해 달라는 메시지를 보냈기에 아무 생각 없이 포함된 링크를 눌렀더니 앱스토어의 유료 앱 결제 페이지로 이동하더라"며 "자칫 잘못하면 사기에 이용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공해라 할 정도로 날아오는 모바일 게임 초대장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 카카오톡 측에서는 22일부터 친구들에게 보내는 게임 초대 메시지를 한 달에 한 번만 보낼 수 있도록 제한키로 했다. 메시지가 날아오지 않도록 차단하는 방법도 있지만 자칫 친분관계가 멀어질까 하는 걱정에 차단을 결정하기도 쉽지 않다.

한국정보화진흥원 관계자는 "대부분의 모바일 게임이 관계성에 의해 맺어지는 게임이라 폭발적인 성장을 했는데 이제 임계점에 다다랐다"면서 "이용자의 적극적인 거부 의사 표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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