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간암 아버지에 간 떼어 준 딸 이나래 씨

"내 딸에게 만큼은 건강한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최근 울산대병원 장기이식센터에서 간암인 아버지에게 간의 일부를 떼어 이식해준 딸 이나래(26) 씨의 이야기다.

나래 씨는 중학교 교사였던 아버지가 2010년 간암 진단을 받은 이후 간 절제술을 시행했으나 간경화가 악화되자 담당의사인 울산대병원 외과 나양원 교수로부터 간이식을 권유받았다.

한 아이의 엄마인 그는 자라면서 남다른 사랑을 준 아버지의 은혜에 보답하고자 자신의 간을 기꺼이 기증했다.

나래 씨의 경우처럼 살아있는 사람의 간을 떼어내 간암 환자에게 이식하는 생체 간이식은 뇌사자의 장기를 구하기 어렵거나 상황이 절박한 가족들에게 종종 시행된다.

수술을 집도한 나 교수는 "생체 간이식은 가족과 친지 간에 주로 이뤄지지만 나래 씨의 경우 남자보다 작은 간의 크기와 출산 이후 20㎏가량 증가한 체중 증가로 지방간 등을 염려했다"며 "하지만 이식적합성 검사에서 간이식을 하기에 문제가 없다고 나와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간이식을 한 지 보름이 지난 나래 씨의 아버지는 빠르게 회복 중이며, 나래 씨는 퇴원 후 합병증 없이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울산대병원 장기이식센터는 부산경남권의 뇌사판정대상자 관리 전문기관으로 보건복지부로부터 지정받아 현재까지 신장이식 211회와 간이식 76회, 각막이식 30회 등의 수술을 시행했다.

울산'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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