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당인 새누리당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마친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국회 인준 여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애초 새누리당은 새 정부 출범에 앞서 단행한 첫 번째 인사라는 점에서 인준강행 의사를 나타냈지만,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각종 의혹에 대해 후보자가 적절하게 해명을 하지 못한 데다 이 후보자에 대한 여론도 좋지 않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심지어 당내 일각에선 '부적격론'과 '자진사퇴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달 21일부터 22일까지 이틀 동안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었던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25일까지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해야 한다. 그러나 야당의 강력한 반대와 일부 여당 소속 청문위원들이 부적격 의견을 나타내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의 본회의 상정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다.
특히 원내 제1당인 새누리당 내부에서 이 후보자에 대한 반대의견이 거침없이 터져 나오고 있다.
23일 오후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인사청문특위 위원인 김성태 의원은 이 후보자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김성태 의원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청문특위 위원 중 한 사람으로서 적격에 동의할 수 없다"며 "친일 후손의 재산문제까지 걱정하는 재판관을 국민 기본권 최후의 보루인 헌재소장으로 한다는데 동의할 수 없고 특정업무경비 의혹도 깨끗하게 해소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의총에서 일부 의원들은 '이동흡 부적격' 발언을 한 동료의원에 "잘했어"라는 말로 격려를 하는가 하면 한 재선 의원은 의총 이후 "어디서 그런 X를 데려왔느냐"라며 불편함을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황우여 대표가 앞서 이날 오전 비공개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논란이 된 이 후보자의 '특정업무경비 유용' 논란에 대해 "콩나물 사는 데 쓰면 안 되지"라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져 이 후보자에 대한 당내 '반대' 여론은 더욱 확산할 전망이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아직 당론을 정할 단계가 아니다"며 "반대의견도 내야지 찬성의견만 내느냐. 오늘 다양한 의견을 들었으니까…"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이명박 대통령의 협의를 거쳐 지명된 '박근혜 정부 첫 인사'라는 점에서 낙마에 따른 정치적 파장이 적지않을 것이라는 판단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내지도부는 이 후보자 임명동의를 위한 즉각적인 수순밟기에 나서기보다 여야 협상을 병행하며 여론 숙성 기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헌법재판소장 공백상태가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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