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고 익혀왔던 재능을 다른 사람에게 기부하고 있습니다."
'판도라'는 매주 목요일 자신들이 배운 재능을 자기 또래의 청년들에게 무료로 가르쳐주는 청년재능기부 동아리다. 현재 회원은 100여 명에 이른다.
2008년 재능기부에 처음으로 관심을 가졌던 영남대'계명대 학생들이 만들었으며. 2010년부터 대구경북지역 연합 대학동아리로 발전했다. 당시 동아리 회원들은 고민하는 대학생들이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멘토링 활동이나 악기연주와 같은 개인적인 재능을 소수의 회원들에게 가르쳐주는 정도로 재능기부를 시작했다. 지난해부터는 동아리 회원들이 자신이 배우고 익힌 재능을 엮어 자기 또래의 대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강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무료로 가르쳐주자는 계획을 세웠다. 그 첫 번째 강의 프로그램이 지난해 8월 열린 '이미지메이킹' 강의였다.
판도라는 이미지메이킹 강의를 열면서 그 어떤 외부강사도 초빙하지 않았다. 대부분 동아리회원들이 배우거나 익혀왔던 이미지메이킹에 도움이 되는 기술을 가지고 강의를 했다.
판도라 총무 김재민(21'영남이공대) 씨는 "처음에는 아마추어들이 하는 강의라 많이 올까 걱정했지만 처음 10명으로 시작한 강의가 점점 입소문이 퍼지더니 4주차 마지막 강의 때는 30명이 넘는 학생들이 강의를 들으러 왔다"고 말했다.
이미지메이킹 강의는 수강했던 학생들의 반응이 좋아 24일부터 다시 4주 과정의 강의가 시작됐다. 최근에는 수능이 끝난 고3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6주 과정의 무료 기타 수업도 열었다. 이 또한 판도라 회원 중 록 밴드에서 보컬과 기타를 맡고 있는 회원이 나서서 가르쳤다. 댄스에 재능이 있는 회원은 다른 회원들에게 춤을 가르쳐주기도 하고, 네일아트나 경락마사지를 잘 하는 회원들은 이미지메이킹 강의 때 이를 어떻게 이용하면 되는지 수강생들에게 가르쳐주기도 한다. 수강생들의 반응도 좋다. 판도라 인터넷 동호회에 올라 있는 강의 후기에는 "재미있었다" "많은 도움이 됐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판도라 회원들이 강의 주제부터 계획, 홍보까지 모두 맡아서 하다 보니 힘든 점도 많다. 홍보는 주로 대학교 교내에서 홍보용 좌판을 깔아놓고 전단지를 나눠주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판도라 회원 최하나(27'안동대 국어국문 졸) 씨는 "'이미지메이킹 강의'를 알리기 위해 전단지를 나눠주고 홍보를 위해 대화를 시도하다 보면 새로 생긴 사이비 종교 동아리로 의심하는 학생들도 많았다"고 했다.
회원들의 노력으로 판도라가 알려지면서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고 싶다'는 사람도 늘었다.
판도라 회원들은 자신이 재능을 기부하는 만큼 자신들도 배운다고 한다. 판도라 총무 김재민 씨는 "강의를 계획, 홍보하고 가르치는 과정을 통해 나의 작은 재능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없던 자신감이 마구 생겨난다"며 "강의를 하고 수강생들에게 피드백을 받는 과정 속에서 오히려 회원들이 더 많이 배운다"고 했다.
판도라 회장 김기범(29'영남대) 씨는 "프레젠테이션 방법이나 리포트 잘 쓰는 방법 등 대구경북지역 대학생들이 학교에서 공부하고 생활하면서 실제로 쓸 수 있는 지식들을 나누는 강의를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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