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말 을사늑약 체결 전 대구진위대장을 맡았던 장봉환이 당시 조정에 보낸 '국권 회복을 위해 의병 봉기를 도모해야 한다'는 내용의 비밀 편지가 발견돼 관심을 끌고 있다. 대구진위대는 당시 대구경북 지역 변방 경계와 치안유지를 담당하는 부대였다.
(사)나라얼연구소 조원경 이사장이 소장하다 최근 공개한 이 편지에는 을사늑약 체결(1905년 11월 17일) 전 고종의 측근인사 누군가에게 당시 경북도 상황을 파악해 전하고, 국권을 회복하기 위해 의병봉기를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1904년 8월 12일∼1906년 7월 19일 사이 대구진위대장을 맡았던 장봉환은 조정의 누군가에게 5개 항목의 메시지를 담은 이 편지글을 보내면서 '글을 보고 난 뒤 불살라 버릴 것'을 주문했다.
장 대장은 편지의 첫째 항목에서 "경북도의 물정은 다른 도와 달라 신 조약설 소문으로 인해 민심이 안정되지 못하고, 사림(士林)들은 속으로는 불평하고 있다. 농민들은 도탄에 빠져 있고 의병이 사방에서 일어나는 등 현재 살기가 어렵다고 사방에서 떠들고 민심이 마치 솥에 물이 부글부글 끓는 것 같다"고 지역 상황을 전하고 있다.
둘째 항목에서는 "경상도의 각 군수가 백성을 사랑하는 사람은 반도 안 되고, 백성을 못살게 구는 군수의 수가 여전히 그 반을 넘는다. 또 포폄(褒貶'조선 시대 관료의 근무성적을 평가한 뒤 포상이나 징계를 행하는 것)에는 오로지 좋게만 써 올리려고 하니 백성이 눈과 귀가 없으면 몰라도 그 누가 복종하겠는가"라고 통탄했다,
장 대장은 둘째와 셋째 항목에서 "포폄에만 의존하지 말고 아주 잘못하는 것은 명확하게 그 증거를 찾아 밝혀내고 죄를 주어야만 백성들이 위로가 될 것"이라며"학교를 널리 세우고 특히 안동 예안 선비 중 크게 존경을 받고 덕망이 높은 사림들을 학교에 오도록 해 가르치게 하면 백성들이 저절로 편안해진다"고 나름의 대책을 제시했다.
장 대장은 넷째 항목과 다섯째 항목에서 "백성이 크게 창궐한다면…."과 "경상도의 사정이 불구덩이에 던져져 있으니 이곳에서 3년간 근무하면서 이 아픔을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이런 나름대로 대책을 올리니 어른의 뜻과 같다면 굽어 살펴달라"며 의병 봉기 등을 주창했다.
조원경 이사장은 "장봉환이 자신과 아버지 장화식을 잘 보살펴 준 충숙 심상훈과 여러 차례 연락을 한 것으로 미뤄 구한말 이조판서를 지낸 심상훈에게 쓴 글이 아니겠느냐"면서 "장 대장이 당시 경북도의 사정을 알리고 일제에 빼앗긴 국권을 회복하고자 하는 뜻이 절절히 담긴 편지글"이라고 말했다.
'장화식 장봉환 부자의 충효의 일생'(예천군'예천문화원)을 저술한 김봉균 박사는 "장봉환은 당시 참모들과 의병봉기를 도모하고 있었다. 이때 고종의 이종사촌으로 최측근이자 의병활동을 지원했던 심상훈(1854∼1907) 측과 인편과 편지를 통해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다"며 "장봉환의 편지글은 학교를 세우고 안동 예안의 덕망있는 선비를 학교에 입학시키고, 의병봉기를 도모하자는 내용의 글로 구한말 의병활동 연구에 귀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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