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지역 유치원들이 정원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구미교육지원청이 원아 수급 계획을 명확하게 세우지 않고 유치원에 대해 무더기로 학급 증설을 해줘 논란이 되고 있다.
구미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지난해 공립유치원 36개소에 57개 학급 1천30명이던 것이 올해는 67개 학급에 1천597명으로 정원이 늘었다. 사립유치원은 지난해 53개소 322학급 7천409명에서 올해 369학급 1만545명으로 정원이늘어나 공'사립유치원 모두 올해 57학급 3천703명이 늘었다.
이처럼 구미지역 유치원들의 학급 증설이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현 제도의 문제점 때문이다.
현행 신설유치원은 3개 학급을 인가받아 1년 동안 운영을 하면 다음해 3개 학급을 증설할 수 있으며. 유치원 개원 3년차부터는 매년 1학급씩 증설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학급 증설에 대한 제한 규정은 없는 셈이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구미지역 사립유치원 가운데는 10개 학급이 넘는 유치원이 12개소로 전체 22%를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구미지역에는 유아교육 대상자 수에 비해 유치원이 과잉 공급됐으며, 상당수 사립유치원은 정원의 절반도 채우지 못해 도산 위기를 맞고 있는 실정이다. 2010년 이후 구미지역에는 공'사립유치원 3개소가 문을 닫았다.
구미시에는 지난해 유치원에 등록할 수 있는 대상(만3∼5세) 아동 수가 총 1만4천320명인 가운데 공립유치원 1천30명, 사립유치원에 8천439명이 등록했다. 유치원에 등록하지 않는 대다수의 아동의 경우 유아교육법에 의한 교육기관이 아닌 조기영어교육 등 영재학원과 어린이집 등에 다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어린이집 역시 원생 수를 300명 이하로 제한할 뿐 학급 수에 대한 규제는 없다. 구미지역 어린이집은 466개소이다.
구미시내 한 사립유치원장은 "유치원은 가장 기초적인 교육기관인데 우선 학급 수를 늘려놓고 보자는 식으로 증설을 하기 때문에 교육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기존 유치원들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학급 수를 무제한으로 늘린다면 결국 제 살 깎아 먹기 식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구미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유아교육법상 어린이집과 학원 등은 원아수용계획의 고려 대상에 제외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제도상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며 "기존 사립유치원이 대부분 정원을 채우지 못해 운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유치원 신규 또는 증설 신청이 접수될 경우 법적 하자가 없는데 승인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고 설명했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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