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케이터는 전시 연계 교육 프로그램을 주도하는 중요한 사람이다.
대구에서 전시 에듀케이터로 활동하는 두 사람, 전혜주 씨와 이미지 씨를 만났다.
에듀케이터라는 직업은 아직도 많은 사람에게 생소하다. 에듀케이터가 뭘까?
"아직 한국에 정착되기 시작한 지 10년이 채 되지 않았어요. 얼마 전까지도 단순히 교육강사로 불렸으니까요. 에듀케이터는 전시를 재해석해 관람객과의 소통을 돕죠. 전시와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들이 에듀케이터 활동의 핵심입니다."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도슨트와는 엄연히 다르다. 도슨트는 불특정 다수 관람객들에게 전시 내용을 전달하는 역할이고, 에듀케이터는 특정 연령대의 관람객에게 좀 더 심화된 감상교육을 진행한다. 전시와 연계된 활동을 직접 해보기도 한다.
에듀케이터는 일단 전시가 기획되면 자료를 미리 받아 교육 프로그램을 고민한다. 전시 기획자의 의도를 이해하고, 이것을 재해석해 전달하는 것이 이들의 역할이다. 성인을 위한 프로그램도 있지만 대부분은 초'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다.
에듀케이터 전혜주 씨는 교육에 앞서, 먼저 아이들과 함께 온 부모들을 교육한다.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관람 예절을 가르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미술 체험 교육에서도 늘 완성된 결과물을 바라기 때문에, 먼저 부모와 소통을 해야 하죠. 아이들보다 더 어려운 것이 부모 교육입니다. 문화적 감수성을 길러야 하거든요."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전 씨는 미술교육으로 오랜 시간 내공을 쌓았다. 각종 문화센터 등에서 10년 이상 교육 경험을 쌓고 미술치료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대구미술관 개관과 함께 에듀케이터로 들어왔다. 경험이 풍부한 만큼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교육을 진행한다고 자부한다. "교육이 끝나면 부모님이 더 좋아할 때가 많아요. 그래도 늘 어렵죠. 요즘은 국어사전을 다시 찾아보며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용어가 무엇인지 곱씹어봅니다."
서양화를 전공하고 예술경영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이미지 씨는 일찌감치 에듀케이터로 활약해왔다. 2000년대 초부터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연구소를 만들어 활동한 것. 작가로 활동하는 것보다 관람객과 전시를 연결해주는 데 더 관심이 갔다.
이들은 부모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우선 아이들에게 전시 태도를 교육시켜 달라는 것. "부모들이 먼저 전시를 보고 즐기는 것이 중요해요. 아이들에게는 부모의 태도와 느낌이 고스란히 전달되거든요."
그들은 6, 7세가 미술 감상이 시작되는 연령이라고 강조한다. 미술 감상의 불씨가 시작된다는 것. 하지만 의외로 유아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적어 아쉽다. 그리고 학교나 유치원에서 단체관람을 나와 학생들이 줄을 서서 미술관을 돌아보는 태도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미술관은 즐거운 곳'이라는 기억 대신 반감만이 남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 드넓은 전시장을 마치 백화점 돌듯 다 돌아보려 하는 태도는 아이들을 지치게 할 뿐이라고 말한다.
저소득층, 장애아동 등 소외계층을 위한 프로그램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어떤 이들에겐 미술관이라는 공간을 체험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거든요. 미술을 통해 신뢰를 쌓아주는 것도 소중한 경험이에요."
이들은 홈페이지에서 워크북을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춘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전시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인원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전시장마다 모색해야 한다는 것.
"어린 아이들도 얼핏 스쳐본 전시나 작품을 기억해요. 교육의 힘은 의외로 강하거든요. 열심히 보여주세요. 미술 감상은 평생 풍요롭게 살 수 있는 쉽고도 중요한 취미입니다." 두 사람은 "미술관에서 아이들에게 모든 작품을 보여주려 하지 마세요. 한두 작품만 감상해도 아이들에겐 충분히 즐거운 경험이 될 테니까요"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사진'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에듀케이터는 전시를 단순히 소개해주는 역할이 아니라, 전시와 연계한 교육 전반을 기획하는 기획자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 전시 에듀케이터가 정착한 지는 채 10년이 되지 않는다. 대구에는 대구미술관, 대구박물관, 대구문화예술회관, 봉산문화회관 정도만이 에듀케이터 활동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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