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미 LG·삼성 등 사내 하도급 수두룩

산단 대기업 5개 업체만 6,500명 비정규직 고용…직접 고용의 10∼4

기업체의 과도한 비정규직 사용을 막기 위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한 수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주는 매년 근로자의 고용형태 현황을 고시'하도록 한 '고용형태 공시제'가 6월 도입되는데도 불구하고 구미 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한 대기업의 사내 하도급 비정규직 비중은 크게 개선 기미가 없다.

사내 하도급 비정규직은 원청업체 정규직 노동자에 비해 임금 및 근로조건에서 차별을 받고 사내하도급 계약 변경 때마다 고용불안에 시달리거나 불법 파견에 악용되는 등 지역 고용환경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용노동부 구미지청에 따르면 구미산단 내 대기업의 사내 하도급 비정규직 노동자 수는 LG이노텍㈜ 3천여 명, LG디스플레이 구미사업장 1천700여 명,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800여 명. LG전자 구미사업장 700여 명, LS전선㈜ 구미사업장 300여 명 등으로 집계됐다.

특히 LG이노텍은 자사 노동자 수와 사내하도급 노동자 수가 비슷할 정도로 비정규직 비중이 높다. 상당수 대기업은 사내 하도급 비정규직 노동자 수가 자사 노동자 수의 10~40%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내 하도급 비정규직 문제는 지난해 대법원이 '현대자동차가 근로자파견이 금지된 제조업의 직접생산 공정에 사내 하도급이라는 이름으로 노동자를 파견받아 사용해온 행위가 불법파견'이란 판결을 내린 뒤 노사관계의 최대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비정규직 고용개선 의지를 핵심 공약으로 강력하게 천명하면서 한화그룹과 대구은행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업계 전반에 비정규직 직원의 정규직 전환 바람이 불고 있다.

구미산단 상당수 대기업의 사내 하도급 비정규직도 계약관계는 도급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노동계는 불법 파견에 악용될 수 있다는 점 등 때문에 하도급이나 파견근로 같은 간접 고용을 없애고 원청업체가 정규직으로 고용해 양질의 일자리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LG 한 관계자는 "사내 하도급 비정규직이 많은 것은 조립 등 단순공정이 많기 때문이며, 정당한 도급관계"라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구미지청 관계자는 "사내 하도급이 원청회사의 지배와 지휘'감독을 받는지, 계약관계가 도급의 형태를 띠더라도 인력개발업체 등이 인력을 파견하는지 등 탈불법이 없는지를 집중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사내 하도급이란?

사내 하도급은 원 사업주로부터 업무를 도급받은 수급 사업주가 원 사업주의 사업장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사내하청이라고도 한다. 원청업체에서 업무를 도급받은 하청업체가 고용한 노동자를 사내하도급 노동자라고 한다. 사내 하도급 노동자는 원청업체의 업무를 수행하지만 근로계약은 하청업체와 체결한 상태여서 하청업체 소속이며, 업무 지시 및 명령은 하청업체로부터 받게 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