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새는 금고' 해법은 순환근무

20-30년 한곳에만 근무…외부 유착, 유혹 쉽게 노출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서민 금융기관인 새마을금고가 금융사고로 얼룩지고 있다.

최근 대구 중구의 한 새마을금고가 특혜 대출 의혹으로 전'현직 직원을 고소한 데 이어 달서구와 동구의 한 새마을금고에서 거액의 횡령 사건까지 불거지면서 새마을금고가 사고 금고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새마을금고의 금융사고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전국에서 금융사고가 잇따라 터지는 상황이어서 대구에만 국한된 문제만도 아니다.

이에 대해 새마을금고 관계자들은 금융사고를 근절하려면 인사 시스템을 바꾸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새마을금고 직원들은 금고 간 인사이동 없이 입사한 금고에서 퇴직할 때까지 근무하며 과장→부장→상무→전무로 이어지는 승진과정을 밟는다. 길게는 30년 넘게 한 금고에서 근무하는 셈이다. 금고 간 순환 근무가 되지 않다 보니 외부와의 유착에 의한 금융사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16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1월 29일 경찰에 구속된 동구의 한 새마을금고 여직원은 20년 넘게 같은 금고에 근무하며 대출 및 예금 입'출금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새마을금고 중앙회도 순환 근무가 금융사고를 줄일 수 있는 특효약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금고의 소유 구조 때문에 순환 근무를 시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선 금고는 회원들의 출자로 설립된 개별 법인으로 독립채산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금고 간 직원 인사 교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 새마을금고 중앙회 대구본부 관계자는 "중앙회도 감독 기능만 갖고 있을 뿐 금고 운영에는 간여할 수 없어서 순환 근무를 요구할 수 없다. 금고 간 인사 교류가 되려면 체계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 게다가 금고마다 급여와 복리 후생 등이 달라 인사 교류를 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마을금고와 비슷한 구조를 가진 농협은 지역 농협 간 직원 인사 교류를 하고 있어 대조적이다. 농협은 '회원 조합 지도'지원 규정'에 인사업무위원회 설치를 명기해 개별 법인인 지역 농협 간 인사 교류를 하는 길을 터 놓았다. 이에 따라 농협은 직원 또는 지역 농협의 요청과 사고 예방 등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중앙회와 지역 농협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인사업무협의회를 열어 순환 근무를 시키고 있다. 농협중앙회 대구본부 관계자는 "지역 농협 간 보수와 근무 환경 차이 등으로 인사 교류를 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신뢰받는 농협을 만들기 위한 더 큰 목적을 위해 인사 교류 제도를 도입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