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일부터 지역 초'중'고교의 졸업식이 이어진다. 진학과 낯선 사회로의 진출을 앞두고 치러지는 졸업식은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우리 사회에서 졸업식의 의미는 단순히 통과의례를 넘어 여전히 특별하다. 새로운 도약과 인간적 성숙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졸업식은 진지하고 엄숙하게 치러지는 것이 상례다.
하지만 해마다 졸업식 무렵이면 어김없이 재연되는 괴상한 뒤풀이 풍조로 인해 졸업식이 달갑잖은 행사로 전락한 지 오래다. 날이 갈수록 뒤풀이 양상이 폭력적으로 바뀌면서 경찰이 개입하는 등 사회문제화되고 있는 것이다. 비록 일부 문제 학생들에 국한된 얘기지만 옷을 칼로 찢거나 밀가루나 계란'케첩을 뒤집어씌우는 등 난장판을 벌이고, 알몸 상태로 떼를 지어 거리를 우르르 몰려다니며 볼썽사나운 작태가 반복되고 있는 탓이다.
심지어 일부 지역에서는 강제로 아이들을 바닷물에 빠트리는 등 위험한 행동까지 서슴지 않아 난장판 졸업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날로 커지고 있다.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이 같은 기이하고 상스러운 뒤풀이가 근절되지 않고 매년 되풀이되고 있는 것은 졸업을 억압과 규율로부터의 해방으로 착각하는 청소년들의 그릇된 인식 탓도 있지만 우리 사회가 못 본 척 넘어가고 방치한 잘못도 크다.
졸업식 뒤풀이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높아지자 조금 숙지기는 했으나 완전히 근절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에 대구경찰청은 졸업식이 집중되는 6~8일 학교 주변 등지에 경찰관을 집중 배치해 위험한 폭력 행위 등이 벌어지지 않도록 단속 활동을 펴겠다고 밝혔다. 뒤풀이가 단순히 치기 어린 행동을 넘어 폭력'갈취 등 학교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감시와 단속 활동을 예고하고 나선 것은 시의적절한 조치다.
특히 소란스러운 뒤풀이 행위가 예상되는 학교 주변이나 한적한 이면도로, 청소년들이 몰리는 시내 중심가 등은 취약 장소다. 이를 대상으로 순찰 및 예방 활동을 적극 펼쳐 폭력적인 뒤풀이가 벌어지지 않도록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 이런 단속 활동에도 도를 넘어선 뒤풀이를 벌이고 혐오감을 줄 경우 조금의 관용도 베풀지 말고 엄하게 처벌해 불미스러운 일들이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일부 빗나간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행동에 대해 매를 들고 엄하게 가르치는 것은 우리 사회와 기성세대가 해야 할 도리이자 의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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