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퇴 김용준 '때늦은 해명'…"가정 파탄날 뻔" 자료 배포

의혹 해소 객관적 자료 부족

김용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1일 국무총리 후보 지명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에 대해 뒤늦은 해명에 나섰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면자료를 통해 두 아들의 병역면제 및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반박했다. 체중 미달로 면제된 장남과 관련해선 "신장 169㎝, 체중 44㎏으로 기준(45㎏)에 미달해 5급 제2국민역 판정을 받았다. 고시 공부 등으로 건강이 좋지 않아서이지 고의 감량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차남에 대해선 "재수생 때 2급 현역입영 대상 판정을 받았지만, 통풍이 악화해 재검을 받았다. 지금도 필요 시 상비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두 아들 명의로 돼 있는 경기도 안성 임야와 서초동 소재 부동산은 작고한 모친이 손자들을 위해 사준 것이라고 밝히면서 투기 의혹을 부인했다. 다만, 증여세 납부 여부에 대해선 "등기부상 매매로 등재돼 증여세를 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금이라도 낼 수 있는지를 국세청과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박근혜 당선인이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비난은 근거가 없다는 것을 밝히는바"라며 "해명할 수 있는 것은 해명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또 "(가족들이) 충격에 졸도하는 등의 사태가 일어났고 내 가정은 물론 자녀의 가정까지 파탄되기 일보 직전으로 몰렸다"며 "사퇴하는 길밖에 없다고 판단돼 의혹에 대해 해명하지도 못한 채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말끔히 해소되기에는 역부족이란 평가가 나온다. 장'차남 병역면제는 해명을 뒷받침할 객관적 자료 제시가 미흡했고, 부동산 관련 해명도 의혹을 말끔히 떨쳐내기에는 어려운 수준이란 평가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대선 캠프에서 정치쇄신특위 위원을 지낸 이상돈 중앙대 교수는 이날 한 언론인터뷰에서 "그 연배가 되신 분이 그런 표현을 쓰는 것 자체가 치졸하다"고 정면 비판했다. 또 "모든 것이 내 불찰이라고 넘어가는 것이 맞다"며 "사안을 객관적으로 보는 시각이 흐려졌거나 원래 공적 분야에 둔감한 게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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