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가 정치' 되살아나나…박 당선인 삼청동서 잇따라 회합

인수위 "외부 식당 북새통" 해명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최근 새누리당 의원들과 연일 오찬과 만찬 회동을 하는 장소로 서울 삼청동 '안가'(安家)를 선택,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다. 박 당선인은 1일에도 대구지역 새누리당 의원들과 이곳에서 만찬 회동을 가졌다.

청와대 안가는 1960년대 말에 처음 생겼다. 당시 중앙정보부가 대통령의 사적 집무'휴식 공간의 필요성을 박정희 대통령에게 건의해 추진했다고 한다. 안가는 주로 청와대 인근 궁정동, 삼청동, 청운동 등에 흩어져 있었는데 1993년 3월 김영삼 대통령 취임 직후 헐린 것만 12개 동에 달했다.

군사정권 시절 안가는 독재의 산물이자 밀실 정치의 상징이었다. 대통령과 여당, 정부 인사들은 안가에서 '밤의 정치'로 국정을 주물렀다. 극도의 폐쇄성은 강압과 불법을 잉태했다. 불법자금 수수가 횡행하고 수시로 관계기관 시국 대책회의가 열렸다.

이런 폐쇄적이고 음습하다는 이미지 때문에 애초 박 당선인 측도 의원들과의 회동 장소로 일반음식점을 검토했지만 결국 경호 문제와 일반인의 불편을 고려하면서 안가를 택했다는 후문이다. 인수위의 한 관계자는 1일 "박 당선인과 새누리당 지도부가 지난달 23일 광화문 한 중국음식점에서 회동을 가졌을 때 음식점이 취재진으로 북새통을 이루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현재 청와대 경호실에서 관리하고 있는 삼청동 안가는 전두환 정권 때 만들어진 것이다. 10'26사태가 벌어진 궁정동 안가가 흉흉하다며 전두환 정부가 새로 지었다. 평소에는 비어 있으며 방탄벽과 방탄유리, 도청 방지 시설, 폐쇄회로TV(CCTV) 등이 설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삼 전 대통령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 후 사저를 이용했고, 박 당선인도 현재 삼성동 자택에서 지내고 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당선 후 이 안가를 이용했다. 이곳에서 지인들과 테니스를 친 적도 있다. 취임 후에도 이 대통령은 안가에서 당'정'청 만찬 등 주요 회동도 가졌다. 외부에 공개하기 어려운 회동도 이곳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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