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아그룹 운영 상호저축은행 2곳 등 압수수색

검찰 부정 대출 본격 수사…삼일저축 제외, 대주주 5명 자택도 수색

포항지역 기업 대아그룹이 운영하고 있는 대아·대원상호저축은행의 불법 대출(본지 지난해 12월 21일자 2면 보도)과 관련해 검찰이 해당 사무실과 관련자들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해당 은행은 대주주인 대아그룹 실소유자에게 불법 담보 및 신용 대출을 수년간 진행, 기업 간 지배구조에 의한 부정대출 여부도 수사의 쟁점이 되고 있다.

대구지검 포항지청은 5일 수백억원대의 불법 대출을 한 혐의로 대아상호저축은행·대원상호저축은행 사무실 6곳과 황대봉 대아그룹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인 황인철 대아그룹 부사장 등 대주주 5명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저축은행에 대한 정기감사를 벌여 대아·대원·삼일상호저축은행 등 3곳이 대주주 등에게 거액의 불법 대출을 한 혐의를 포착해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과 금감원 등에 따르면 대아의 경우 63억원, 대원의 경우 131억원 등 총 194억원가량이 부정하게 대출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두 저축은행 모두 혐의 사실을 완강히 거부하고 있어 증거확보를 위해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두 저축은행과 함께 부정대출 혐의를 받고 있는 삼일상호저축은행은 관련 자료를 대부분 제출했기 때문에 이번 압수수색에서 제외됐다.

검찰과 금감원 등의 조사결과 포항에 본사를 둔 대아와 경주 본사의 대원은 지역만 다를 뿐 모두 대아그룹의 계열사이며 불법 대출 역시 두 저축은행의 대주주인 황인철 부사장에게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모기업의 강압이나 관행 등으로 인해 부정대출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불법 대출 방법 및 정확한 액수, 돈의 사용처 등을 캐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박병모 부장검사는 "자료를 분석해 불법 대출이 사실로 판명될 경우 구속수사 등 강경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금융범죄는 죄 없는 서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중대한 사안이다. 얼마만큼의 돈이 어떻게, 어디에 쓰였는지 철저히 밝혀내겠다"고 했다.

대아그룹 관계자는 "지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저축은행의 특성상 인정에 끌리거나 대주주 기업의 사정을 최대한 봐주는 형태로 초과 대출이 간혹 이뤄질 수 있다. 고객들에게 피해가 있다면 처벌을 달게 받겠다"고 했다.

포항'박승혁기자 psh@msnet.co.kr 신동우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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