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군수 팔아 면장·계장… 표지석에 임의로 이름 새겨

비난 여론에 통째로 깎아 내

울진 후포면 등기산공원의 표지석 뒷면
울진 후포면 등기산공원의 표지석 뒷면 '도움을 주신 분 '중 울진군수와 후포면장 직책은 그대로 있고 이름을 시멘트로 가린 반면 산업계장 직책과 이름은 덮은 모습. 독자 제공.

'군수는 면장'산업계장과 동급?'

울진군 후포면 후포리 등기산공원의 표지석 설치 때 '도움을 주신 분'으로 임광원 울진군수, 후포면장과 후포면 산업계장을 설치 공로자로 비석 뒷면에 표기했다가 우여곡절 끝에 모두 삭제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울진군 K과장은 후포면장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12월 당시 후포면 J산업계장(현 평해읍 계장)과 함께 '등기산 공원' 표지석 설치를 주도했다. K과장 등은 설치 당시 높이 4m의 표지석 뒷면 한쪽에 임광원 울진군수, 설치작업을 주도한 후포면장, 산업계장의 직책과 이름을 새겼으며, 200여만원의 설치비를 부담한 표지석 기증자 3명과 후원 단체들도 포함했다.

이것을 본 주민들은 "언제부터 면장과 계장이 군수와 동등한 위치가 됐느냐. 자신들의 과시욕에 빠져 결국 직속상관인 임 군수에게 직격탄을 날린 꼴이다"며 혀를 찼다.

비판 여론을 뒤늦게 접한 임 군수는 1월 21일 "현지 주민 동의나 합의 절차도 없이 과장 마음대로 나를 설치 공로자로 새겼다. 당장 삭제하라"고 K과장을 질책했다.

삭제 작업도 구설에 올랐다. 산업계장의 이름과 직책을 모두 시멘트로 덮고, 군수와 면장의 직책은 그대로 두고 이름만 가린 것이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조치라는 지적과 함께 언론 취재가 본격화한 1월 30일 K과장은 후포면사무소를 통해 '도움을 주신 분' 표기를 통째로 깎아냈다.

K과장은 "생각이 깊지 못해 조직에 누를 끼쳤다"고 말했다.

울진'강병서기자 kb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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