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융권 성과급도 찬바람…농협·국민은행 지급안해

대구銀도 예년보다 줄여

지속되는 불황 여파로 금융권의 성과급 잔치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실적이 대폭 감소하면서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거나 액수를 줄이는 금융회사들이 많기 때문이다.

올해 성과급 봉투가 가장 얇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곳은 은행권이다. 은행권 순이익은 2011년 16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반 토막이 나다시피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월 기본급의 10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던 NH농협은행은 실적 부진을 이유로 올해는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국민은행도 사정은 비슷하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월급의 15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지만 올해는 깜깜무소식이다. 국민은행 대구지역본부 관계자는 "성과급 지급 시기가 지났지만 성과급을 준다는 이야기가 없다. 지난해 실적이 둔화된 점을 감안하면 올해 성과급은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어려운 금융환경 속에서도 비교적 견실한 성장을 한 것으로 알려진 대구은행도 성과급 한파를 비켜가지 못했다. 대구은행은 연초 정한 경영성과 목표를 80% 이상 달성하면 성과급을 지급한다. 지난해 대구은행은 성과급 지급 기준은 넘겼지만 목표 달성률이 예전만 못해 통상 월 기본급의 50% 정도를 지급하던 성과급 규모를 줄여 지난달 말 지급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외환은행의 분위기도 좋지 않다. 지난해 각각 월급의 100%와 200%를 성과급으로 제공했던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아직 성과급 지급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으며 우리은행은 노사가 성과급 협의를 하고 있지만 전망은 밝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성과급 지급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실적이 성과급 지급 기준의 경계 선상에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수익이 전년 대비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전해진 카드업계와 보험업계도 사정은 좋지 않다. 신한카드와 국민카드는 지주사 결정에 따라 성과급이 지급되는데 지난해 카드 수익이 나빠진 가운데 지주사 사정도 여의치 않아 성과급을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또 한화생명, 교보생명, 현대해상, 동부화재, LIG손해보험 등 보험사들의 성과급 규모는 예년의 절반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이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수익이 좋지 않아 사별로 성과급 지급 여부를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성과급을 주는 경우에도 지급 규모 등을 놓고 진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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